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대기업의 발표는 결국 사회적 시선을 의식한 눈속임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회복세 덕에 지난해 주요 대기업이 사상 최대의 매출과 수익을 기록했지만 대기업 일자리는 되레 3년 만에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전체 취업자 수는 증가했다.

15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취업자 수는 2382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2만3000명 늘었다. 이 중 종사자 300인 이상 사업장인 대기업의 취업자 수는 195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1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정례회의에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해 30대 그룹의 신규채용을 전년보다 31.2%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전체 대기업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올해 역시 대기업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월 매출액 상위 500대 기어 중 265곳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물었더니 채원인원이 지난해보다 3.7%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취업자 수는 2005년 191만7000명에서 2007년 183만9000명으로 줄었다가 2008년 186만6000명, 2009년 198만3000명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반면 중견 내지 중기업에 해당하는 종사자 5~299명 사업장 취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 1239명으로 전년보다 40만3000명 늘면서 전체 일자리 증가세를 주도했다. 따라서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은 신사업를 통한 고용 확대보다 노동절약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만 역점을 둬 ‘고용 없는 성장’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성장 분야를 창출해 추가 고용을 주도해야 할 대기업이 현실에 안주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면 경제 성장에도 고용시장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