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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고삐 풀린 과학기술

일본 열도가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으로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일본 혼슈 센다이에서 불과 150km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한 강진이 몰고 온 10m 높이의 검은 물기둥은 집도 사람도 모두 삼켜 버렸고 일본을 거대한 슬픔의 바다 속으로 침몰시켰다.

하지만 이처럼 무자비한 대자연의 위력도 그 보다 얼마나 더 치명적일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인공적인 재앙의 가능성 앞에서는 짧은 전주곡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1호기와 3호기 원자로의 외벽이 수소 폭발로 인해 붕괴된데 이어 2호기와 4호기도 폭발했으며 5호기와 6호기 뿐 아니라 제2원전의 3개 원자로도 냉각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해 주민들은 방사능 피폭에 대한 공포에 전율하고 있다.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 낸 과학기술에 대한 제어를 상실하면 어떤 재앙이 닥쳐 올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예는 분명 이번만이 아니었지만 이런 사실들은 너무도 쉽게 잊혀져왔다. 바로 지난 해 4월에도 미국의 맥시코 만에서 시추선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이 사고로 인해 11명의 인부가 생명을 잃었고 500만 배럴의 원유가 바닷물 속으로 쏟아져서 사고해역 주변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오염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폭발사고 직후 곧바로 심해 원유시추를 금지시켰지만 그로부터 불과 6개월 후 시추가 다시 허용되었고 심지어 일본에 쓰나미가 밀어닥친 바로 그 날 오바마 대통령은 35개의 새로운 심해 시추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더욱 강화된 안전규정을 적용했고 자원안보와 경제안정 유지가 그 이유라니 일정부분 이해가 가긴 하지만 어쩐지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다. 고귀한 생명과 삶의 터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현장을 목도할 때 우리는 그 동안 간과했던 가치들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지만 상처가 아묾과 동시에 이러한 깨달음의 기억도 희미하게 사라진다.

우리 인류가 낳은 과학기술은 어느새 우리의 손을 떠나면 끔찍한 재앙으로 쉽게 이어질 수 있을 만큼 크게 자랐다. 과학기술을 잘 길들여 활용하려면 어떤 가치의 고삐를 채워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 공공정책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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