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비행의 꿈이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보통 비행기처럼 이착륙이 가능한 차세대 우주선 ‘스카일론(Skylon)'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올해안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지난 9일 오전 11시57분(현지시간) 디스커버리호가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로 귀환했다. 나머지 2대의 우주왕복선인 엔데베호와 아틀란티스호가 오는 4월과 6월 각각 마지막 비행을 끝내면, 1981년 4월 12일 콜롬비아호의 첫 발사와 함께 야심차게 출발했던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모두 종료된다.
NASA는 한 번 쏘고 버리는 우주선 대신 몇 번이고 재활용할 수 있는 우주왕복선을 만들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동안 예산 절감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발사비용은 회당 평균 4~5억 달러를 넘어 1억 달러 안팎인 일회용 우주선에 비해 크게 비쌌다. 챌린지호와 콜롬비아호의 폭발사고에서 보듯 비용문제는 물론 안전성과 활용성, 디자인면에서도 당초 전망을 크게 빗나갔다.
우주왕복선은 궤도에서 떠나 지구로 귀환할 때는 글라이더처럼 활공비행하면서 내려오지만 발사시에는 수직발사대에서 강력한 로켓기관의 힘을 빌려 위성궤도까지 쏘아올려진다.
영국 리액션 엔진사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스카일론’은 재사용이 가능한 신개념의 유인 우주왕복선이다. 아직은 개념설정 단계지만 우주여행과 우주탐사의 신시대를 열게 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고 있는 스카일론은 보통 비행기처럼 활주로를 통해 이착륙이 가능하다. 수직발사대를 이용하는 NASA의 우주왕복선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스카일론은 200번 비행까지 재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비용은 약 12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발사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액션 엔진사는 올해 1월 제안서를 영국정부에 제출했고, 상업적 실용화까지는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스카일론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은 엔진이다. 수소를 연료로 하는 초음속항공기용 로켓엔진 사브레(SABRE·Synergistic Air-Breathing Rocket Engine)’가 탑재될 예정이다. 수소 연료를 사용하며 터보 제트 엔진과 램 제트 엔진의 특성을 겸비한 신개념의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대기 중에서는 일반 제트 엔진처럼 작동해 마하 5.5까지 가속하며 고도 26㎞까지 도달한 뒤 액체 산소와 수소를 태우며 로켓 동력으로 전환해 우주선을 저궤도에 진입시킨다.
전장 90m, 최대적재량 12톤의 스카일론은 승객을 인공위성이나 우주스테이션에 실어나르는 수송기로서 이용되고, 미래에는 달과 화성까지 운송하는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스카일론의 개발비용은 약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개발이 끝나면 현재 우주에 가는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주여행이 세계 극소수 상위층만의 전리품이 아니라 일반인도 우주관광이 가능한 신시대가 머지 않아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