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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일본인처럼 감추고 한국인처럼 '욱'하고

중국인 절묘한 '짬뽕 국민성' 실리는 다 챙겨

중국인은 일본인과 비슷한 일면이 있다. 웬만해서는 감정을 바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마 대표적인 닮은 면이 아닐까 싶다.

속마음과 외견적인 태도를 의미하는 일본인의 혼네(本音)나 다데마에(建前)로 대별되는 냉정한 국민성이 중국인의 DNA에도 물씬 녹아 있다는 얘기다. 오죽했으면 지난 세기말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중국을 특집 기획으로 다루면서 권총을 뒤에 감추고 웃음을 머금은 채 서로 악수하는 중국인들을 표지 모델로 내세웠을까.

이 사실은 중국어에 커우미푸젠(口密腹劍·입으로는 꿀 같은 말을 하나 속에는 칼을 품는다)이나 푸커우서신(佛口蛇心·부처의 말, 뱀의 마음)이라는 말이 존재하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여기에 물건 하나라도 세 군데 가게는 들러 비교한 다음에 구입한다는 뜻의 훠비싼자(貨比三家)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양다리 문화, 10년이 지나도 원수를 갚지 않으면 사나이가 아니라는 속담 등까지 더하면 중국인의 국민성이 일본인과 꽤 유사하다는 사실이 증명된다.

그렇다고 중국인의 기질이 한국인과 큰 차이가 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욱하는 기질을 가진 것은 아니나, 재난이나 슬픈 일을 당했을 때는 완전히 일본인이 머쓱해지게 한국인과 비슷해진다. 울고불고 야단법석을 떨면서 한국인의 감성적 국민성을 완전히 찜 쪄 먹는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2008년 쓰촨(四川)성 원촨(汶川) 일대에서 금세기 최대의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피해자들이 일본인 스타일의 차분한 대응보다는 한국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더불어 3·11 지진의 후폭풍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의 대란이 발생하자마자 네티즌들이 자국 영토 내에 방사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는 모습은 어디에서 많이 봤던 광경과 오버랩된다.

극단적인 것은 썩 좋지 않다. 이 점에서 보면 한국인이나 일본인보다는 평상시에는 적당히 냉정하고 큰일을 당했을 때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중국인의 짬뽕 스타일 기질이 나름 이상적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면 실사구시(實事求是)에 가장 근접한 기질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중국인들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중국인이 번다”라는 희대의 명언을 만들어낸 데에는 확실히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이나 일본이 앞으로라도 중국에게 지지 않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스타일을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국의 경우에는 그럼에도 모든 개연성이 다 열려 있는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을 극단적인 한쪽 방향으로 몰고 가 적당히 덮어버리려는 고질적인 악폐 같은 것이 여전히 만연하고 있지만 말이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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