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뜻하는 '하우스 푸어'라는 말이 있다. 중국도 하우스 푸어는 많다. 아니 집의 노예라는 뜻의 팡누(房奴)라는 단어까지 유행하는 사실을 보면 하우스 푸어의 존재는 사회 전반적 현상이라고 해야 한다.
시장경제가 꽃피고 있는 중국에서 하우스 푸어의 존재는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하우스 푸어들이 진짜 위기에 직면할 경우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진짜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사실은 평균 임금 3000원(51만원) 전후인 근로자들이 50년 이상 한푼 안 쓰고 저축해야 겨우 30평 아파트를 살 수 있는 현실이 말해준다.
웬만한 사람들은 은행 대출을 끼고 집을 살 수밖에 없다. 대략 5조위안(850조원)대에 이르는 대출 규모는 언뜻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을 알고 나면 가슴이 서늘해진다.
무엇보다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상하이의 구베이(古北)처럼 최근 2-3년 사이에 3-4배 이상 미친 듯 뛴 곳도 있다. 시간이 문제이지 버블 붕괴는 거의 기정사실이다.
은행 등 금융권이 '묻지마' 대출을 해주는 것도 문제다. 실제 부동산 거품에 묶인 부실 채권은 2조5000억 위안(425조원)에 이른다는 게 정설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겸 총서기가 연초부터 철저한 대처를 관계 당국에 지시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 않다. 우선 부동산 광풍이 꺼질 줄 모르고 있다. 중국인들 역시 부동산 폭락, 가계 붕괴, 은행 파산, 국가 전체 금융 시스템 마비 등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개연성이 다분함에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버블 붕괴로 지난 20년 동안 고통을 겪은 일본의 교훈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외면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세계 경제에 쓰나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라도 중국 당국과 중국인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중국 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