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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시론]KAIST 사태는 우리 사회 공동의 책임

과학교육의 요람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학생이 올해 들어 4명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생들의 자살 동기를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는 학교 측의 학사관리 방식이 학생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이로 인해 한때 ‘대학개혁의 모델’로 평가받았던 ‘서남표식 개혁’은 좌초 위기에 몰렸다. 서남표 총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징벌적 수업료’ 부과제를 다음 학기부터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젊은 인재들을 4명이나 잃고 난 뒤에야 나온 대책이라 만시지탄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수한 인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이 KAIST에서만 발생하란 법이 없다는데 더 큰 고민이 있다. 우리 학생들은 학창시절 내내 무한경쟁에 노출된다. 국제중, 자립형사립고, 특목고, 명문대로 이어지는 ‘엘리트 교육’의 정글 속에서 학생들에게는 1등을 향한 채찍이 끊임없이 가해진다.

학습 목표가 왜 정해졌는지,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큰 고민 없이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린다. 막상 대학문에 들어서면 ‘자율과 낭만’은 전설이 돼버린 지 오래다. 어딜 봐도 탈출구가 없다.

“한국 학생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은 아니에요.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해야 하고 아이들 사이에 경쟁도 치열하니까요.”

2006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공식 기자회견에서 OECD교육국의 PISA책임자가 한 지적은 우리 대학교육 현실에도 그대로 투영돼 있다.

교육선진국 핀란드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과 평등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만든다고 한다. 실력이 우수한 학생들은 최상의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세계 일류 대학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학교의 주체인 학생들이 “우린 이런 학교를 원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는 분위기에서,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을까.

서 총장은 취임사에서 ‘창의적이면서도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문화적 벽을 넘어 협력할 수 있으며, 동시에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현명하게 구성원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의 교육을 강조했었다.

KAIST 문제의 해결방향은 우리 교육현실의 미래와도 직결돼 있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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