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적시장의 빅뉴스는 페르난도 토레스의 첼시 행이었다. 2007년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잉글랜드의 리버풀로 이적한 뒤 토레스는 드로그바, 루니와 함께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명성을 떨쳤다. 리버풀에서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보다 더 많은 유니폼이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그가 라이벌인 첼시의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될 줄은 누구도 예상 못했다.
그러나 토레스가 첼시로 이적한 지 2달여가 지난 지금 상황은 더 예상 밖이다. 리버풀에서 142경기에 나서 81골을 기록했던 그가 첼시로 온 뒤 10경기째 침묵 중이기 때문이다.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소원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한 마침표로 토레스를 영입한 첼시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토레스의 영입은 일찌감치 충동구매라는 평가가 붙었었다. 정말 팀에 필요한 선수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하지 않고 데려온 경우라는 지적이 있었고 그것은 현실이 됐다. 비록 서른 줄을 넘겼지만 드로그바의 경기력이 시들지 않은 상황에서 토레스가 끼며 공격진에 대혼란이 일어났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안정적인 승점 확보가 필요한 시기에 토레스의 파트너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는 바람에 기존의 조직력과 밸런스가 무너졌다.
토레스를 데려오기 위해 들인 5000만 파운드(약 880억원)의 이적료도 과소비였다. 오히려 첼시는 그 절반도 안 되는 이적료지만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데려온 브라질 국가대표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의 공수에 걸친 활약 덕분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부진이 계속되자 첼시가 토레스를 올 여름에 팔 수 있다는 루머가 벌써부터 나왔다. 만 27세인 토레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다. 이제 토레스에게 남은 올 시즌의 기회는 채 10경기도 안 된다. 과연 토레스는 자신을 향한 실망들을 걷어내고 진가를 증명할 수 있을까? /풋볼리스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