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km 안팎의 피난 구역은 오랫동안 사람이 살 수 없어 집단 이주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3일 지지통신 보도에 따르면 간 총리는 이날 마쓰모토 겐이치 총리 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피난 구역과 관련, “향후 10년이나 20년 사람이 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마쓰모토 보좌관이 피난 구역의 주민을 후쿠시마현 내륙부로 이주시키기 위해 5만∼10만 명 규모의 환경 도시를 건설하자고 제안했고 간 총리가 이에 찬성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발언에 대해 피난 구역 주민들과 정치권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우선 후쿠시마 주민들은 “살고 있는 우리들은 뭐냐”며 크게 분노했다.

또 사토 유헤이 후쿠시마현 지사는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총리가) 그렇게 말했다니 믿기 어렵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계획적 피난 구역’으로 정한 이타테무라의 간노 노리오 촌장도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논란이 확산되자 간 총리는 기자단에 “내가 한 말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마쓰모토 보좌관도 “(10년이나 20년 살 수 없다는 발언은) 내가 한 말이다. 총리도 나와 같은 추측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선미기자 seonmi@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