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가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대 국가가 될 운명의 중국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의 가능성을 가진 나라라거나 최대 영토를 가진 국가라는 타이틀은 자랑스러울 수 있으나 부정적인 분야에서 1위를 하는 것은 상당히 곤란하다. 좋은 이미지가 상쇄돼 미래 슈퍼파워의 이미지에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 안타깝게도 이런 분야가 적지 않다. 세계 최대 이혼 대국의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와 중국 당국을 당혹케 하고 있다. 올 1/4분기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의 결혼 대비 이혼 비율이 14.6%에 이르렀다고 한다.
작년의 경우 전국적으로 120만 쌍이 결혼한 데 반해 196만 쌍이 이혼했다는 것이 『런민르바오』의 보도다. 새로 가정을 꾸린 부부보다 각자 새로운 인생을 찾아간 부부들이 더 많은 것이다. 한국의 11만7000 쌍보다도 17배 많다.
문제는 이혼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 감정의 파열보다 상대의 경제력에 대한 실망, 일에 파묻히는 일중독자들의 급증이 원인이었다. 이혼 이유도 서구화되고 있다는 얘기인 셈이다. 여기에 남자의 경우 최대 19명까지 조사된 것으로 나온 성 파트너의 존재, 졸부들의 급증으로 인한 불륜의 증가, 자유화 물결에 따른 매춘 확산 및 환치(換妻. 스와핑) 등 사회 문란 풍조 역시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잘 나가는 중국 경제의 현재 상황으로 미뤄볼 때 부정적인 경향을 보이는 성 풍속도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부부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는 결론이 어렵지 않게 나온다.
게다가 요즘은 당의 허가를 받아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혼 수속이 크게 복잡하지 않다. 의지만 있으면 오늘의 남편이나 아내가 내일은 다른 사람의 반려자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웬만해서는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인정해줘야 한다.
그러나 이혼의 폭풍 확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국가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작년의 경우 이미 전체 예산안의 0.5%를 넘는 500억 위안(8조5000억 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만약 기하급수적으로 이혼이 늘어날 경우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인내심으로 말할 것 같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욱! 하는 한국인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그럼에도 이혼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중국이 세계 최대의 이혼 대국이 되는 것은 진짜 시간문제일 것 같다.
/중국 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