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무료 문자 애플리케이션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무료 문자시대’가 열렸다. 무료 통화시대에 대한 기대감마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KT가 선보인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 앱인 ‘올레톡’은 나흘 만에 가입자 19만 명을 돌파했다. 앞서 LG유플러스가 2월에 선보인 ‘와글와글’은 7만 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 역시 이달 중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네이트 톡’(가칭)을 내놓을 예정이다.
◆ 무료통화 앱 잇따라 출시
이통사가 연간 2조원대의 문자 수익을 스스로 내던진 이유는 통화료나 문자 전송 수익만으로 미래 통신시장을 주도할 수 없어서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다양한 앱이 쏟아지는 무한경쟁 시대에서 KT의 경쟁 상대는 SKT만이 아니라 애플과 삼성전자, 군소 앱 개발업체가 되고 있다.
최근 애플이 모바일 메신저 ‘아이 메시지’를 조만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고, 삼성전자도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문자 메시지를 무료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넣을 방침이다.
음성 중심의 이동통신시장이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이통사는 위기이자 도전에 직면했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선점해 구축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무선망과 주파수만 제공하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와 콘텐츠는 새로운 경쟁자들에게 내줄 수 있어서다.
따라서 무료 문자와 함께 무료 통화 시대도 머지않았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미 ‘바이버’나 ‘스카이프’ 같은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사업자가 속속 등장했고,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한 영상통화 앱인 ‘페이스타임’이 3G망에서도 서비스될 것이라는 외신 기사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포털 다음의 모바일 메신저 앱인 ‘마이피플’의 경우 최근 음성통화 기능을 갖췄다.
◆ 기존 통화체계 고수 힘들어
이통사가 당장 통화요금까지 무너뜨릴 수는 없지만 경쟁 업체들이 새로운 통화 서비스를 계속 들고 나오는 상황에서 마냥 기존 통화체계를 고수할 수 없는 상황이다.
IT 시장조사업체인 카트너는 mVoIP 시장이 2015년까지 전체 휴대전화 시장의 10% 이상을 잠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까지 스카이프를 차단하던 일부 글로벌 통신업체들은 계약 체결과 함께 mVoIP 서비스에 나서거나, 음성통신 매출을 포기하고 데이터 사업에 ‘올인’하는 정책으로 돌아섰다.
IT 전문가들은 “거대 이통사들도 기득권을 버리고 발 빠르게 새로운 수익모델을 마련하지 못하면 멸종위기의 공룡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