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빌 게이츠(56)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자녀교육에 귀감이 되는 행동으로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게이츠가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 한 인터뷰를 인용해 그가 세 자녀 제니퍼(15), 로리(12), 포비(9)에게 560억 달러(약 63조원)에 달하는 재산 중 극히 일부분인 1000만 달러(약 108억원)씩 물려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게이츠는 “많은 돈을 물려준다고 해서 그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식들은 내가 가진 부 가운데 조금씩만 가지게 될 것이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자녀들은 현재 집안일을 하고 용돈을 받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교육, 건강과 관련한 비용은 내가 지불하겠지만, 그들은 앞으로 직장에 가서 일을 해야만 한다”고 자립과 사회참여를 강조했다.
게이츠는 평소 자녀들에게 인색하기로 유명하다. 하루 일당이 무려 40억원에 이르는 그가 아이들에게 주는 용돈은 CBS 인터뷰에서 밝혔듯 일주일에 불과 1달러다.
또래 미국 아이들의 일주일 평균 용돈이 16달러60센트라는 통계에 비춰보면 1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대신 게이츠의 자녀들은 집안일을 하면 얼마를 받는 식으로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용돈을 충당한다.
용돈에만 야박한 것이 아니다. 컴퓨터 사용에도 일일이 간섭한다. 특히 게임중독 방지를 위해 하루 사용시간을 정해두고 철저히 제한한다. 그는 맏딸 제니퍼가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어 마침내 중독증상을 보이자 아내와 상의 끝에 사용 시간을 하루 45분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대신 숙제를 위해 필요할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해줬다.
게이츠는 평소 자신이 모은 돈을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사용하기보다는 기부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3월 게이츠를 세계 2위 부자로 꼽았다. 그의 재산은 지난 한 해 30억 달러가 늘었다. 포브스는 그가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280억 달러를 기부하지 않았다면 세계 최대 갑부 자리를 고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MS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자선 재단을 설립해 말라리아 질병퇴치 등을 위해 현재까지 280억 달러의 재산을 기부했다.
◆ “진정한 아버지” 누리꾼 찬사
이 소식을 접한 국내 네티즌은 빌 게이츠에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아이디 ‘r436****’의 누리꾼은 “탈세와 편법을 사용해 더 많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발버둥치는 부자들은 흉내도 못 낼 행동”이라고 글을 올렸고, 또 다른 네티즌(leeh****)은 “빌 게이츠를 보면서 재벌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참 뜻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리안 @wonhead는 “빈부를 떠나서 금쪽같은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보여주는 엄격한 아버지상이 진정한 아버지가 부재한 요즘 우리 사회에 자극을 준다”고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