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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불능의 시대

얼마 전에 한 권의 연애소설을 냈다. 책 전면에 떡하니 ‘연애소설’이라고 크게 집어넣었더니 다들 왜 전면에 대놓고 그렇게 썼냐고 비웃는다. 요샌 촌스럽게 아무도 ‘연애소설’이라고 드러내지 않는다며. 즉 촌스럽다는 말이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면 더더욱 전면에 드러내야 할 것 같은데, 아닌가?

그 단어가 주는 낯 간지러운 뉘앙스에 비해 주변을 둘러보면 연애에 대한 사회적 갈망은 넘치고 흐른다. 최근에 청춘남녀를 대상으로 상담포맷의 강연을 제안받은 적 있었는데 사전에 관심주제에 대한 앙케트를 받아보니 70%가 연애 고민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중 또 70%가 ‘왜 나는 연애를 못하고 있나요?’에 대한 고민이란다.

아연실색. 취업이나 미래의 꿈 설계 같은 것만 어려운 줄 알았더니 남자와 여자가 만나면 본능적으로 생기는 기본적인 연애감정조차도 ‘개발’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 강연장의 농후한 공기를 상상하니 이미 충분히 압박받는 느낌이 들어 고사했다. 연애는 어차피 ‘학습’이 안 되는 유일한 과목. 연애하는 방법을 시작부터 배우려고 하니까 몸과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기가 겁이 나니, 이 ‘연애불능’의 모든 문제가 일어나는 것 아닌가?

헌데 젊었을 땐, 자기가 젊다는 사실을 곧잘 망각한다. 그래서 젊다는 것의 유한성을 잘 인식을 못하며 시간을 쉬이 보내게 마련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80년 인생 중 우리가 집중적으로, 공개적으로 연애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봤자 10년 내외다. 20대 전후의 딱 그 시기에만 집중적으로 구애하고 상처받고 성장할 수 있다. 말로만 ‘그저 행복해지고 싶을 뿐인 데…’라면서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욕망과 체념 사이에서 타인의 시선과 자신의 진심 사이에서 흔들리다가 마는 것은 너무나 아까운 일이다.

무늬만 청춘인 그들이 내게 묻는다. 사랑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이고 우리들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냐고. 해답은 알면서 행동은 굼뜬 그들에게 아무런 답도 줄 수가 없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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