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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부탁과 거절

남한테 부탁하거나 어리광부리는 것을 천성적으로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뭐든지 혼자 힘으로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다.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면 당당히 ‘주장’할 순 있겠지만 ‘도와줘’ ‘가르쳐줘’라고 부탁해야 할 경우엔 입을 떼기 왜 그리도 민망하고 어려운지. 아마도 그건 상대방이 귀찮아 할만한 일을 부탁하는 게 민폐 같고, 반대로 누가 내게 그런 부탁을 한다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 싫었던 것 같다.

또한 내가 뭘 남한테 부탁하면 머지않아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 같고, 그 사람 역시도 도와줬다는 것 때문에 거만하게 변하지 않을까 두렵기도 했다. 그런 감정노동을 겪느니 차라리 혼자서 짊어지고 말지, 같은 심정이었다.

신기한 것은 어렸을 때와 달리 어른이 돼 ‘혼자서도 잘 해요’의 독립적인 인간이 됐는데 의외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순순히 SOS를 치면 의외로 사람들은 흔쾌히 도와준다는 사실이다.

귀찮아 하지도 않았고, 도움 준 것을 기억해놓았다가 나중에 이자 쳐서 되받을 생각도 안 하고 그저 ‘아 힘들겠구나’는 마음으로 도와주었다. 그래, 이럴 줄 알았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처음부터 그냥 물어보거나 부탁했으면 좋았을 걸, 싶어 피식 미소짓게 된다.

물론 이런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부탁하는 이의 마음가짐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는 게 고마운 만큼 상대가 그 부탁을 흔쾌히 거절할 수 있게도 해줘야 한다. 못해서든, 하기 싫어서든, 그것은 거절하기엔 이미 충분한 이유다.

그러니 토라지거나 화를 내거나 칼을 갈거나 ‘다시는 저 인간한테 부탁하나 봐라’ 같은 마음도 품지 말자. 사람은 그 누구도 미움받기를 원치 않기에 원래 거절하고 싶어도 잘 거절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마음을 썩게 하는 처사라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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