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한국인들과는 많이 다르다. 욱! 하는 성질을 가진 사람이 드물다. 중국에서 그런 사람을 봤다면 아마 그는 북방보다는 그나마 혈기방장한 대륙 남방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그도 아니면 한국 교민이나 조선족일 수도 있다. 이러니 중국인들이 이른바 ‘빨리빨리’와는 정 반대인 ‘만만디’에 젖어 지내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자연스레 자신의 성질을 못 이기는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1인당 GDP 3000달러를 갓 넘긴 국가치고는 평균 수명이 80세 전후로 꽤 긴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러나 요즘 이런 중국인들이 많이 변하고 있다. 돈에 관한 한 한국인들보다 더 ‘빨리빨리’를 외치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과거보다 평균적으로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은 그래서 너무 당연하게 여겨진다. 특히 CEO나 돈을 많이 버는 자영업자들이 더욱 그렇다고 한다.
이 사실은 통계로도 증명되고 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지난 19개월 동안 중국 각지에서는 19명의 재계 유명 인사들이 세상을 떠났다. 이중 11명은 상장 회사의 최고 경영자들로 자주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대표적 인물을 꼽을 수도 있다. 유명한 아나운서 출신인 양광(陽光)위성방송의 대주주 양란(楊瀾)의 남편 우정(吳征)이 횡액을 당한 주인공이다. 고작 39세의 한창 나이에 7월 2일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나 전 대륙에 충격을 줬다. 충격은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19명의 평균 연령이 고작 50세라는 사실은 기업인들의 등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 사실이 아닌가 보인다.
중국인들은 평균 연령만 높을 뿐 아니라 장수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90세를 넘어서도 왕성하게 활동했던 덩샤오핑(鄧小平), 천윈(陳雲) 등의 사례에서 보듯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오래 사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양징녠(楊敬年) 같은 학자는 90세가 넘은 나이에 ‘국부론’을 번역한 것에서도 모자라 1 00세가 넘은 나이 때까지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럼에도 재계 유명 인사들이 맥없이 쓰러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엄청난 스트레스와 사업을 하느라고 건강을 챙기지 않는 것 외에는 달리 이유를 찾을 길이 없다. 문제는 앞으로도 중국 경제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굴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아까운 나이에 쓰러지는 재계 유명 인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은 그저 괴담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그렇듯 너무 넘치면 곤란하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화가 생길지 모른다. 지금 중국 경제는 분명 정상이 아니다. 갑자기 확 터질 버블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과열돼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기업인들 역시 자신들의 머리로 수용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서 일을 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계속 잘 굴러가고 기업인들이 천수를 누리기 위해서라도 이제라도 중국 경제는 자신들의 본성처럼 느긋함을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