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앱마켓 원스토어, 구글·애플 '30% 통행세' 갑질 대안될까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지난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원스토어 최근 글로벌 사업자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수수료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수료가 낮고 자체 결제 시스템을 권장하는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보기술(IT)·게임 업체 200여곳이 모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구글의 앱 수수료 30% 확대 부과 방침과 관련해 정부에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전달했다. 인기협은 구글 미국 본사와 구글코리아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구글은 인앱결제 시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고,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30% 수수료 부과를 웹툰, 음악 등 전체 콘텐츠 앱으로 내달부터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인기협 측은 "구글 결제 정책이 변경·시행되면 구글 결제 외 다른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앱 사업자는 강제로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모바일 콘텐츠 이용 요금이 증가하는 등 이용자 이익도 저해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국내 앱 생태계가 구글에 종속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갑질' 논란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불거졌다. 미국 에픽게임즈는 플랫폼사에 내는 수수료 30%가 부당하다며, 자사 흥행게임인 '포트나이트'에 구글이나 애플 앱 마켓과는 무관한 자체 결제 인 외부결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에 구글과 애플은 포트나이트 앱을 앱 마켓에서 삭제하며 강제 퇴출했다. 이를 계기로 구글과 애플 앱마켓의 30% 수수료 지급이 부당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0억원을 번다면, 그 중 30억원은 앱마켓 수수료로 내는 것이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큰 부담이라는 것.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이미 자사 앱 내 모든 모바일 서비스에 대해 결제 방식을 강제하고 있고, 구글은 내달부터 이러한 '인앱 결제'를 모든 콘텐츠 앱으로 확대한다고 나섰다. 원스토어 8분기 연속 성장 기록 그래픽. / 원스토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한 것은 2016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네이버와 손잡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다. 최대 주주는 지분 52%를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 2대 주주는 네이버(28%)다. 최근 상장(IPO)이 가시화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점유율의 12.6%를 차지하며 8.9%인 애플 앱스토어를 역전했다. 그간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2018년 수수료 인하 정책을 발표한 이후 8분기 연속 거래액 성장을 이루며, 지난 2·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원스토어의 강점은 수수료 인하와 열려 있는 결제 시스템이다. 2018년부터 원스토어는 개발사와의 상생을 위해 업계 불문률인 30%의 앱마켓 수수료를 깨고, 20%로 낮췄다.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을 막는 구글, 애플과 달리 오히려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 수수료를 5%만 지급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그간 존재감이 미미했던 원스토어의 문을 두드리는 업체들이 늘어났다. 실제 올해 '바람의나라: 연', '애니팡4' 등의 게임들이 원스토어에 동시에 출시됐다. 바람의나라: 연의 경우 출시 이후 원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게임 거래액은 수수료 인하 전인 2018년 같은 기간 대비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구글 앱 수수료 이슈 이후 원스토어를 대안 앱마켓으로 고려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개발자와의 상생에도 나서고 있다. 인디게임을 소개하는 '인디게임존'을 만들고, 소규모 개발자들에게 베타테스트의 기회를 제공하는 '베타게임존' 등을 운영하고 있다. 게임 외에도 웹툰, 만화, 판타지 소설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월정액 구독 서비스인 '북패스'를 지난 6월 선보였다. 이용자에게도 통신 3사 멤버십 할인 적용, 캐시백 이벤트 등으로 30~50% 결제금액을 돌려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향후 원스토어는 해외 사업자들과의 연대 및 제휴를 통한 글로벌 진출도 나설 계획이다.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수석부회장은 "구글과 애플 앱마켓의 점유율이 세계 1위지만 인앱결제를 막고 수수료 30% 지급 방식 또한 국내 큰 개발사한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수수료 인하뿐 아니라 결제 부분에서도 열려있는 원스토어가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해외 시장에도 나가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