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초여름 밤 잠실벌에 ‘라이브 황제’의 25년이 쉼 없이 메아리쳤다.

가수 이승철이 5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 ‘오케스트락’을 개최했다. 수년째 티켓 판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그는 첫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 역시 5만 관객을 빼곡히 불러들이며 대중가요 공연계에 독보적인 입지를 확인했다.

그리스 신전을 형상화한 가로 80m의 초대형 무대에서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를 부르며 등장한 그는 ‘방황’ ‘사랑 참 어렵다’ ‘오늘도 난’ ‘희야’ ‘네버엔딩 스토리’ 등 25년을 아우르는 히트곡들로 5만 관객을 자연스럽게 일으켜 세웠다.

이날 공연은 5인조 황제밴드와 60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결합된 록과 클래식의 만남으로, 한층 강렬하고 고급스러운 음악들로 채워졌다. ‘이 순간을 언제까지나’ ‘검은 고양이’ 등은 록으로 편곡해 그의 데뷔 시절인 록그룹 부활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또 ‘듣고 있나요’ ‘인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어우러져 ‘황제’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솔로 가수의 위용을 돋보이게 했다. 20여 명의 댄서와 함께 몸을 흔들며 ‘샤방샤방’ ‘무조건’을 부르는 트로트 무대는 보너스로 펼쳐졌다.

이승철은 250석의 VVIP 좌석과 친필 사인 판매 수입을 아프리카 우물 파기 프로젝트에 기부해 25주년의 의미를 더했다. 공연장에는 김정은, 정준호, 션·정혜영 부부 등이 참석했다. 이날 공연은 다음달 MBC에서 녹화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