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이 조별리그 최종전에 접어들었지만 몇몇 우승 후보들은 예상과 다른 양상을 맞고 있다. 16강 진출 실패 위기에 처한 것은 물론 팀 내분까지 겹치며 그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상황을 맞은 것은 ‘아트사커’ 프랑스다. 프랑스 선수단은 19일 팀 훈련을 전면 거부했다.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집단 시위에 나선 것이다. 사태의 원인은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의 퇴출 때문이다. 아넬카는 0-2 패배로 끝난 멕시코전 하프타임에 자신을 질책하는 레몽 도메네크 감독에게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도메네크 감독과 프랑스 축구협회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아넬카는 거부했고 결국 대회 중 팀에서 제외되며 프랑스로 돌아갔다.
하지만 선수단은 이에 강력히 반발했다. 주장인 파트리스 에브라는 팀 내부의 정보를 일부러 언론에 흘리는 배신자가 있다며 격분했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거부했다. 16강 탈락 위기에 몰린 마당에 자중지란까지 겹치자 프랑스 국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번 훈련 거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내우외환은 잉글랜드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고 몸값의 감독인 파비오 카펠로를 영입하며 이번에야말로 월드컵 두 번째 우승의 꿈을 이루겠다는 야심을 보인 잉글랜드 역시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웨인 루니,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거느리고도 부진한 내용에 자국 팬들마저 야유를 보내는 양상이다.
그런 상황에서 한 선수의 폭로가 팀 갈등을 부추겼다. 핵심 수비수이자 전임 주장인 존 테리가 기자회견 중 카펠로 감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테리는 알제리와 0-0으로 비긴 다음 날인 20일 있었던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카펠로 감독의 방식에 불만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팀이 단합해야 하는 시점에서 감독과 선수 간의 불신이 외부에 알려지자 잉글랜드는 실망에 빠진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