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사랑한다면 모든 걸 함께해야 하나요? 남자친구가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전 정말 너무 답답합니다. 안 그래도 사내연애라는 여건상 하루 종일 붙어 있어야 하는데, 이젠 퇴근 후 제 자취 집에서 매일 자고 가려고 듭니다. 처음엔 저도 좋은 마음에 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합니다. 저는 천성이 혼자 노는 걸 좋아하고 지금까지 연애에선 한번도 이래 본 적이 없거든요. 전 혼자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고 혼자만의 공간도 필요한데, 이런 생각을 표현하면 남자친구는 ‘니 마음이 변한 거다’라는 데 이런 답답함이 지속되다 보니 이젠 정말 내 마음이 변한 건가 생각까지 들고, 이런 내가 결혼해서 1년 365일을 함께 지낼 수 있을까 싶어요. 저흰 그냥 안 맞는 걸까요?
(여름날)
Hey 여름날!
보통 남자친구에 대한 투정 사연을 보낼 때면 ‘이 남자친구는 보시다시피 이렇지만 그래도 이러저러한 면은 참 좋다’ 거나 ‘그래도 나를 제일 이해해주는 건 그다’라면서 그를 두둔하는 말로 마무리를 짓곤 하는데 여긴 뭐 그런 게 별로 없네? 그에게 질려버린 게 하도 커서 그에 대해 싫은 점 쪽에 무게가 점점 실린 것일까? 일단 남자친구가 이렇게 숨 막히게 구는 것은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하루 종일 같이 있고 싶어서,라는 마음과 조금은 다른 차원의 문제인 듯. 과거에 여자한테 데인 적이 있어서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성장기에 애착문제가 있었거나 여하튼 가슴 한편에 뭔가 구멍이 난 듯해. 그걸 여자친구가 메워줄 수는 없을 텐데 말이야. 그래, 어쩌면 남자친구 말대로 당신 마음이 변한 걸 수도 있어. 어쩌면 못 헤어지는 이유가 헤어지면 쓸쓸할 거 같다거나, 사내연애라서 더 책임을 느낀다거나 해서 단점이 있어도 참고 사귀어야 한다며 무리하는 걸 수도 있지. 하지만 연애는 자신이 어떤 남자와 맞는지, 어떤 남자를 찾고 있는지 더 나아가서는 나라는 인간을 더 잘 알게 해주지. 남자친구가 당최 뭔 소리인지 못 알아 먹는다면 내 안의 깨달음의 소리를 들어봐.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