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제 나이는 26살. 여자고요. 성격은 원래 소심하기도 하고(아빠께서 정말 엄하시고 욱하셔서 소심하게 자랐어요), 그래도 나름 밝고 명랑한 면도 있어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작년 겨울부터 사람들이랑 대화를 하려고 하면 얼굴이 빨갛게 붉어져요. 사회생활한 지 횟수로 4년 정도.일주일 전 다른 회사로 옮겼는데요, 면접 볼 땐 엄청 밝은 척 사람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그렇게 내세웠습니다. 근데 지금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데 사람들이 말을 건낼 때마다 얼굴이 너무 붉어져요. 이전에 있던 회사에서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그런 줄 알았는데 여기 회사 사람들이 새로 온 저에게 한 사람씩 인사말을 건내는 데도 얼굴이 붉어지네요.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빨간 볼)
Hey 빨간 볼! 안면홍조증은 심리적인 부분도 작용하지만 체질적으로 얼굴이 더 쉽게 빨개지는 사람이 있는 것 같더라. 그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은 한의원과 피부과 등 여러 곳에서 도와주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의학에 의존하는 것에 패배감이나 죄의식을 가지기보다 적당히 과학(?)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하나 이것이 ‘스트레스성’과 ‘타고난 소심한 성격’의 작용이 동반된다면 자발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 위압감을 느끼고 부담스럽다면 상대의 코를 본다거나, 사람을 접할 때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느낌’을 갖도록 노력한다거나. 주로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이 짧은 찰나에 콩 볶듯이 하다 보면 당황하고 정신이 없어지거든. 얼굴의 열을 식히는 절차를 1-2-3 식으로 정해서 점진적으로 실천해봐. 한편, 당신만 소심한 게 아냐. 누구나 적지 않게 소심하고 새 회사에 가면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차라리 이용해. “제가 은근히 소심한 구석이 있어서 얼굴이 너무 잘 빨개져요.” 26살짜리가 수줍게 이렇게 양해를 구하면 사람들이 더 쉽게 마음을 열 수 있을 듯. 어떤 일이 있어도 얼굴이 안 빨개지는 그런 ‘두꺼워지는’ 때가 오면 그게 진짜 슬픈 거지.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