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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킬러 인사이드 미> 불륜·복수 버무려 美사회 광기 표출

1950년대는 미국 문화가 자신의 광기와 폭력성을 발견하던 시기였다. 연쇄살인마 스탁웨더와 에드 분은 미국 사회 안쪽에 대중이 모른 척하고 있던 어두운 면이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고, 대중매체는 지금까지 금기시되어 왔던 폭력과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우리나라에서는 ‘내 안의 살인마’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짐 톰슨의 ‘킬러 인사이드 미’도 그 작품 중 하나이다.

마이클 윈터보텀이 각색한 ‘킬러 인사이드 미’는 평범한 불륜 이야기처럼 시작된다. 주인공인 작은 소도시의 보안관 루 포드는 약혼녀인 에이미가 있는데도 마을에 새로 들어온 매춘부 조이스 레이클랜드와 불륜관계에 빠진다. 그는 조이스에게 반한 마을 지주의 아들을 이용해 돈을 뜯어낼 음모를 짜내는데, 그 음모는 지주 때문에 형을 잃은 포드의 개인적 복수극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배배 꼬인 음모가 뒤틀려 주인공이 곤경에 빠지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한데, ‘킬러 인사이드 미’는 결코 그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예의바르고 건실한 청년처럼 보이는 루 포드는 우리가 몰입할 수 있는 정상적인 남자가 아니고, 영화 중반에 아주 당연하다는 듯 터져나오는 그의 폭력 성향 역시 결코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루 포드가 이상할 것 없다는 듯 무덤덤하게 늘어놓는 그의 동기는 이해 불가능하고, 그 동기에 바탕을 둔 폭력 행위는 불쾌하며, 그가 이 소동에 대해 어떤 종류의 연민이나 후회를 느낄 가능성은 없다. 그러는 동안 영화는 예고된 파국으로 달려가지만, 그 파국은 권선징악과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는 교통사고에 가깝다.

이런 이야기가 2010년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이미 50년대는 지나갔다. 당시의 니힐리즘은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고 사이코패스는 누구나 아는 흔한 개념이 되어 버렸다. 짐 톰슨의 소설이 나왔던 때와는 달리 윈터보텀이 그리는 ‘킬러 인사이드 미’의 세계는 우리에게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루 포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결코 편한 경험일 수가 없다. 무감각과 폭력의 결합은 아무리 반세기 전의 이야기라고 해도 불쾌하고 무섭다.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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