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일본의 소행성 탐사위성인 ‘하야부사’가 7년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호주의 평원으로 귀환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채취한 샘플을 담은 캡슐을 지구로 귀환시키는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고 하야부사 본체는 대기권 진입 후 마찰열에 불타 소멸했다.
귀환 당시 송골매라는 뜻의 하야부사는 일본에서 불사조에 비견되며 대단한 열풍을 일으켰다. 하야부사가 그동안 수많은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이다. 2003년 발사된 하야부사의 임무는 소행성에 접근하여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이전에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도전이었다. 그런데 비행 중 강력한 태양풍으로 인해 태양전지판에 입은 피해가 크세논과 탄소 화합물을 전기로 가속시켜 추력을 얻는 방식의 하야부사 이온엔진의 효율을 현저히 떨어뜨렸다. 이로 인해 하야부사가 3달 늦게 이토가와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지구에서 3억㎞나 멀리 떨어진 후였는데 이는 지구와 달 사이의 780배 되는 거리다.
하야부사에서 소행성 표면으로 발사된 로봇은 목표를 비켜 지나가버렸고 하야부사 본체도 2번의 시도 끝에야 겨우 소행성 표면에 착륙해 30분 동안 머물며 샘플을 채취할 수 있었다. 2005년 말 지구로 귀환하려던 하야부사에 또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자세제어 장치가 고장 났고 추진연료가 새고 있었다. 연구진들은 계산을 통해 2007년까지 귀환을 미루면 귀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다렸지만 2007년이 되자 4개의 이온 엔진 중 2개에 고장이 발생했고 2009년에는 1개의 엔진이 추가로 고장 나는 사고가 이어졌다. 하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연구진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여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고 결국 하야부사를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킬 수 있었다.
하야부사의 성공을 보면서 우리의 우주 개발도 연구진들의 창조성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도전적 과제 설정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과제를 성공으로 이끌어낸 치밀함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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