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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아버지 폭력 용서 힘들어 ‘효’란 잣대로 죄의식말길

Hey 캣우먼! 20대 초반 여대생인 저는 최근 들어 아버지를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는 경제적 부분은 부족한 부분 없이 해주시려 했지만 원래 술을 자주, 과하게 드시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주사 부리다가 제 앞에서 어머니를 세게 밀고 손찌검 한 일이 기억났어요. 전 그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울며 서 있었어요. 커서는 바빠서 잊고 지내다가 최근에 아버지께 잘해드리고 싶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났어요. 낳아준 아버지로서 최소한의 대접은 해야 한다는 생각과 저 사람이 과연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 헷갈립니다. 이건 제가 극복해야 할 대상인지, 극복은 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낙인 같은 건지 모든 것이 혼란스럽습니다. (유리병)

Hey 유리병!

한 집안의 아버지가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 억압, 통제, 외도, 경제력 상실, 술버릇 등. 그리고 게중 가장 몹쓸 일은 폭력이야. 아버지의 알코올중독처럼 폭력을 휘두르는 건 일종의 의존증을 동반한 하나의 엄연한 질병이야. 심지어 타인을 물리적, 심리적으로 동시에 해치니까 의존증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나쁘지. 저항할 수 없는 약한 상대를 때리는 것은 그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비겁하며 그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 정당화될 수가 없어.

그런데 하필 그게 내 아버지다 이거지. 상종하고 싶지 않은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효’에 대한 강박이 있어 문제! 즉 불효자가 되기 싫으니 죄의식으로, 책임감으로, 내 할 도리는 적어도 해야 내가 ‘똑같은 저질인간’이 안 될 것 같잖아. 그런데 아직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네. ‘강요받는 효’나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효’는 ‘나한테 못할 짓’일 뿐. 마음속의 울분이 어떤 형식으로든 삭여지기 전까지는 그것을 덮어두고 대접할 필요는 없어. 결론을 내릴 수 없을 때 억지로 내리려고 하지 말고 시간을 좀 더 두길. 아버지는 죽을 때까지 내 아버지일 수밖에 없으니 어디 도망 안 가.

(캣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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