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 성취도는 국제적으로도 널리 인정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7%로 크게 높여 잡은 것이 단적인 사례다. 세계 성장률 전망치인 4.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IMF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4.5%로 제시했었다. 그냥 약간 앞서 가겠거니 하던 우리의 경제 여건이 불과 서너 달 사이에 선명한 장밋빛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요즘의 우리 경제 지표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경탄을 자아낼 만하다. 이는 무엇보다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에 기인한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의 상반기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5%나 증가한 2225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품목의 수출이 그만큼 늘어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우리의 수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 9위를 기록하는 개가를 올렸다.
더불어 수출과 연계된 설비투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경제가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경제 당국의 설명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의 성장률을 5.8∼5.9%로 예상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실적에 연유한다.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성장 궤도로 들어섰다는 분석이 자화자찬만은 아닌 것이다.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전격 올린 것도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에 깔고 있다. 시중 자금을 흡수함으로써 경기 팽창에 따른 물가인상 압력에 미리 대처한다는 뜻임은 물론이다. 앞으로 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하다. 이른바 본격적인 ‘출구전략’의 시작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과는 달리 일반 서민들의 삶은 빠듯하기만 하다.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 명퇴자가 속출하고, 이력서 쓰는 데 이골 난 만년 취업준비생도 넘쳐난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고리사채에 매달리는 사람들도 여전하다. 그야말로 이들을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게 하는 출구전략은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