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7·뉴욕 양키스)의 입지가 점점 불안하다. 개막 전 예상됐던 미들 릴리버 자격을 박탈당한 분위기다. 구단 수뇌진의 신뢰를 잃은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기 시작한다.
시즌 전 기대와 달리 박찬호는 요즘 패전처리로 전락하며 필라델피아 시절인 지난해 얻은 ‘특급 셋업맨’이란 찬사가 1년도 안 돼 퇴색되는 분위기다. 박빙의 경기에선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고, 승부가 결정된 게임에서나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박찬호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14일 현재 27⅔이닝을 던져 방어율이 6.18이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WHIP(피안타+피볼넷)이 1.48에 달한다. 팀 내 불펜 투수 중 투구 이닝 3위에 올랐지만 방어율 부문 최하위다.
박찬호의 부진은 꾸준함과 거리가 먼 투구에 기인한다. 한두 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면 다음 경기에서 대량 실점으로 맥을 끊는다. 개인 성적이 좋아질 만하면 한 번의 부진으로 성적이 추락하는 패턴이다.
전반기가 다된 현재 가장 답답한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일 것이다. 관건은 향후 모습이다. 한창 좋았을 때의 감을 확보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입지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
요즘 양키스는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르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이지만 2위 탬파베이가 등 뒤까지 쫓아와 위기감이 보통이 아니다. 무엇보다 불펜 방어율이 리그 9위(4.14)에 불과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력 보강을 꾀한다면 오른손 구원 투수 확보가 급선무다. 현재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찬호는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미를 갖췄다. 빅리그 15년차의 관록이 빛을 발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OSEN 미국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