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소비자신뢰지수 등 주요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급락한 뉴욕증시 여파가 이번주 초반 우리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어닝시즌 개막과 함께 기업 실적으로 경기회복세 둔화를 상쇄하려고 시도했지만 역부족입니다. 경기흐름은 추세가 있는 강물인 데 비해 실적은 등락이 엇갈리는 물결입니다.
이번 주 증시는 기업 실적 호조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충돌하면서 1700선 중심의 박스권으로 회귀, 지난주의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는 힘겨워 보입니다. 어닝시즌이 반환점을 통과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가 희석되고 있습니다.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시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오는 23일 예정된 유럽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결과와 스페인의 대규모 국채 발행(30일 예정) 등으로 잠잠했던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주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1738.45로 마감, 한 주 전에 비해 15.44포인트(0.90%) 올랐습니다. 미국 알루미늄기업 알코아에 이어 반도체 대표기업 인텔이 기대 이상의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 중반까지 투자심리는 빠르게 호전됐습니다. 코스피지수가 1750선 상단으로 형성된 장기 박스권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로 치솟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 후반 G2(미국·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불거지면서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하고 말았습니다. 외국인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엿새 동안 2조60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투신은 밀려든 펀드 환매에 1조원 이상을 순매도했습니다.
우리 증시가 외국인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박스권 상단 돌파에 대한 기대는 당분간 미뤄두는 게 나아 보입니다. 당장 주 초반 외국인이 매도로 돌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공격적 매수보다는 시간을 두고 조정 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제안합니다. ‘실적만한 재료는 없다’는 증시 격언을 믿습니다. 어닝 모멘텀이 살아 있는 IT 부품주 중 수급이 살아 있는 종목 위주로 압축해 대응하는 전략이 최상책입니다.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대신 정부 정책 기대감에도 주가가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정책 테마 관련주 역시 관심 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