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에너지 생산기술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해 미래 인류가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의 요금이 무료에 가까워진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우선 에너지를 무한정 싸게 사용할 수 있다면 전기자동차나 열차, 전기비행기 등을 이용한 운송비가 매우 저렴해질 것이고, 전 세계가 오늘날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더 가깝게 연결될 것이다. 또한 해수를 담수화해서 그 물로 사막을 녹지로 바꾸어 식량문제를 해결한다거나 저개발 국가에서 식수로 사용하는 오염된 물을 깨끗이 정화해서 수인성 질병을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하는 등 에너지 비용 때문에 지금까지 해결되기 힘들었던 거대한 문제들이 쉽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는 우리 인류에게 지금까지 상상해 보지도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줄 황금열쇠이다. 따라서 에너지 기술을 제패하는 나라가 미래를 제패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지금 인류는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거대한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작하고 있다. 변화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기회가 있고 많은 나라들이 이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경쟁의 선두에 서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신재생 에너지 투자규모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지난해 중국이 풍력, 태양광 등에 투입한 돈은 무려 38조 6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미국의 두 배에 해당된다. 중국정부가 수년 전부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해온 덕분에 올해 전 세계 태양광 셀과 모듈 생산의 중국 기업 점유율은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미국, 독일, 일본 등이 주도하던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이 몇 년 사이에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우리 정부도 며칠 전 녹색 중소기업 육성, 녹색 R&D 예산증액 등을 내용으로 하는 종합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정권 초창기부터 저탄소 녹색성장을 부르짖었던 것을 감안하면 ‘왜 이제야’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방향을 잡아 가는 정부의 결정을 환영하고 지지한다.
/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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