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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마법사의 마수를 이기는 법

‘마법사의 제자’라는 프랑스 민담은 훗날 디즈니 만화영화로 제작되어 미키마우스가 그 주인공이 된다. 마술을 배우기 위해 마법사 밑으로 들어갔다가 그가 사실 악마라는 것을 알고 마수에서 빠져나오는 모험담이다. 그러나 원작은 좀 다르다. 너무 많은 아이들 때문에 먹고살기 힘들어진 아버지가 식량을 대가로 태어나는 아이들을 악마인 마법사에게 계속 팔아넘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민담이 만들어진 중세 당시 프랑스의 기근과, 그로 인해 자기 자식들을 버리거나 팔아버리는 농민들의 역사적 현실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아들 가운데 한 아이가 마법사에게 배운 도술로 거꾸로 마법사를 격퇴한다. 이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현란한 변신 과정이다. 아들은 어느 날 무사히 귀환했으나 다시 기근이 닥치자 사냥개로 변해, 아버지가 그 개를 사냥꾼으로 모습을 바꾼 악마에게 팔도록 한다. 대신 가족들은 먹고살 수 있게 됐다. 아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또 살림이 어려워지자 말로 변한다. 하지만 이를 알아본 악마가 추격하자 그 아들은 호숫가에서 개구리로 변한다. 그러자 악마는 물고기가 되어 개구리를 잡으려 들었고, 개구리는 새가 되어 날아갔으나 악마는 이내 매로 변신, 뒤를 좇는다.

새가 된 아들이 어느 병든 왕이 있는 침실에서 귤로 변하자 악마는 의사가 되어 왕에게 병을 낫게 해줄 테니 그 귤을 달라고 한다. 그 순간 귤은 좁쌀 한 알로 변하고 악마는 닭이 되어 그걸 쪼아 먹으려 들었다. 이 순간 아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여우가 되어 닭을 잡아먹는다. 쫓기는 자가 쫓는 자가 되었고, 쫓던 자가 패배하는 역전이다. 추격당하기만 했던 아들이 여우가 된 순간은 예상치 못한 반격이었다. 도망만 가지 않고 몸을 돌려 정면으로 맞서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었다.

강한 자에게 팔려 사냥개 노릇이나 하고 말이 되어 온갖 고통스러운 짐을 져왔던 프랑스 민중이 어느 순간,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에 눈뜨고 마법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이긴 것이다. 힘 있다고 닭 짓 하는 이 많은 세상에서 좁쌀 신세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좁쌀-닭-여우의 순서가 미리 준비된 것을 아느뇨? 좁쌀 우습게 보다 큰 코다친다, 이 닭들아. (진짜 닭한테는 정말 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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