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이상 키워서 다 자란 소의 무게는 600㎏ 정도인데, 이 소를 잡으면 250㎏ 정도의 쇠고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2008년 기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는 고기량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다 합쳐서 대략 35㎏ 정도입니다.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고기는 돼지고기입니다. 2008년 1인당 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19.1㎏이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주로 먹는 삼겹살 1인분을 200그램이라고 할 때, 한 사람이 1년 동안 평균 95인분을 먹는 셈입니다. 한 달에 8번, 일주일에 두 번씩 삼겹살집을 찾아 돼지고기 1인분을 먹어 치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약 30년 전인 1980년 1인당 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지금의 3분의 1 수준인 6.3㎏에 불과했습니다. 어려운 경제 탓에 겨우 2주일에 한 번 삼겹살을 구웠습니다. 돼지고기 소비량은 90년 들어 두 배인 12㎏으로 늘었고, 2000년대에는 3배인 17∼18㎏으로 늘었습니다. 요즘은 돼지고기 소비량이 조금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1인당 쇠고기 소비량 증가속도도 비슷합니다. 80년 2.6㎏이었던 것이 10년 만인 90년엔 4㎏으로 두 배 가까이, 2000년에는 8.5㎏으로 세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2008년엔 7.5㎏으로 약간 줄었습니다.
닭고기 소비량 증가속도는 쇠고기, 돼지고기보다 더 빠릅니다. 80년 1인당 2.4㎏에서 2000년 7㎏, 2008년에는 9㎏까지 늘었습니다. 마릿수로는 2008년 약 6억마리가 식탁에 올랐습니다. 88년에는 2억 마리 정도였습니다.
채식으로 대표되는 참살이(웰빙) 열풍이 거세지면서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서야 고기 소비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쇠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더 빨리 고기 소비가 줄고 있습니다. 미국인의 연간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70년대 40㎏대에서 2000년대에는 30㎏ 미만으로 감소했습니다. 대신 곡류 소비를 늘렸습니다. 미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1인당 쌀·밀가루 소비량은 70년대 61㎏에서 2005년 86㎏으로 늘었습니다. 육식이 급속히 늘어난 한국에서는 80년 1인당 132㎏이었던 쌀 소비량이 2008년엔 절반 정도인 75.8㎏으로 감소했습니다.
/정치경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