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내 별명은 ‘오버쟁이’. 하지만 그건 사람들이 내가 열등감 덩어리란 사실을 몰라서 그렇죠. 전 저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것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이 감정을 느껴요. 더 기분 나쁜 것은, 나보다 조금이라도 못한 사람들에겐 우월감을 느낀다는 거죠. 그런 모습으로 25년을 살았어요. 우정도 연애도 얼마나 이 감정에 조정당했는지 몰라요.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 열등감을 달래기 위해 낭비하는 정신적, 물질적, 신체적 비용도 만만치 않네요. 나 자신에게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토대가 없고, 뿌리가 있다 해도 심히 허약해서 지탱하고 서 있을 수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이 모습 이대로 늙어 가는 건 정말 싫어요. 도와줘요! (불가사리)
Hey 불가사리!
열등의식이나 우월의식이 없는 사람이 어디 세상에 있을까. 다만 어른이 돼가면서 그것을 스트레이트하게 내보이지 않을 뿐. 열등감에 수반되는 강렬한 질투의 감정은 무척 괴롭지만 문제는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요리해서 나 자신의 성장에 도움되게 할 것이냐의 문제. 질투를 느꼈을 때, 일단 감정이 나를 삼켜버리지 않도록 하면서 눈을 부릅뜨고 관찰해봐. 상대의 인정할 점은 순수하게 인정해줄 수 있는 공정함과 결단력이 필요해. 종종 ‘어떻게 저런 애가?’라며 납득이 안 가는 열등감과 질투에 혼란스럽겠지만 그럴 때는 나의 가치관이나 시야로는 재단할 수 없는 뭔가가 그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해줘. 동시에 상대와는 다르지만 나 역시도 상대에게 없는 또 다른 것이 내게 있다고 선언해주고. 이 삼 단계를 제대로 내 안에서 찬찬히 잘 소화시킬 수 있어야 열등감·우월감 문제를 다스려 나갈 수 있어. 문제는 ‘그래도 나에겐 이게 있어’라고 할 만한 무언가가 없을 땐데, 그럴 때는 주변의 잡음을 차단하고 나의 근본이나 뿌리가 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쌓는 것 외엔 방법이 없어. 속이 훤히 비어 있으면 바람 쓩쓩 불어닥치고 내 중심이 똑바로 서 있지 못해서 평생 휘둘리며 씁쓸하게 살아나갈 뿐.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