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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인셉션’이 필요한 시대

‘개념’이라고 번역되는 영어 단어는 ‘컨셉트’(concept)이다. 이 단어는 라틴어 뿌리에서 컨(con)과 셉트(cept)가 조합된 말이다. ‘컨’은 ‘하나로 모으다’라는 뜻이고, ‘셉트’는 ‘잡다’라는 의미를 가진 명사다. 그러니까 생각을 하나로 모아 핵심을 포착해낸 결과물이 개념, 즉 ‘컨셉트’인 셈이다. 이 컨셉트의 동사형은 ‘컨시브’(conceive)로 ‘인식하다’ 또는 흥미롭게도 ‘임신하다’라는 뜻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중간에 끼어든다는 단어 ‘인터셉트’(intercept)도 이렇게 보면, 사물과 사물 또는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인터’(inter)와 ‘셉트’가 합쳐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인터셉트는 중간에 끼어들어서 잡아채는 것이라면, ‘인셉트’(incept)는 아예 그 ‘안’(in)으로 들어가서 잡는 것을 뜻하게 된다. 그래서 이 단어는 생물학적으로는 음식의 양분을 뽑아 ‘섭취하다’는 의미를 갖게 되고, 어느 집단에 속해 무언가를 이룬다는 뜻으로 특히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한다는 것이 되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인셉트’라는 단어를 그런 의미로 사용한 것이 기원이다. 그래서 이 인셉트의 명사형은 ‘인셉션’(inception)으로 학위 취득 내지 학위 수여식이라는 단어가 되었는데, 보통은 시작, 개시, 발단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학위를 얻으려면 그 학위를 주는 집단 안에 자리를 잡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니 이렇게 되었던 모양이다.

이 ‘인셉션’이 정신분석학적 용어로 쓰이게 되면, 다른 사람의 생각 내부에 들어가 그 생각을 잡아 가로채는 행위로 해석된다. 영화 ‘인셉션’은 인간의 꿈속으로 들어가 그 무의식 세계 속에 저장된 정보를 빼낸다는 발상으로 풀어나간 이야기다. 마치 첩보영화와 공상과학이 결합한 듯하지만 결국 이 영화가 핵심으로 겨냥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인간의 마음, 그 속에 있는 비밀을 여는 열쇠에 관한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받게 되는 상처 속에서 감추어진 마음의 비밀은 스스로도 알아내기 어렵다. 인간관계도 그러면서 헝클어져 버린다. 결국 그걸 해결하는 것은 과학도 아니요, 자칫 잊어버리기 쉬운 비밀번호도 아니다. 마음을 진정으로 열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일 뿐이다. 다른 것을 찾아 아무리 열쇠 구멍에 끼워봐야 소용없다. 어디서부터 ‘시작’해볼까? 모두들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버린 이때는 ‘진정한 인셉션’이 절실한 시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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