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저는 24살 종합병원 응급실 간호사입니다. 저는18살 때부터 연예인 지망생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가수의 꿈을 키웠었습니다. 몇 달 전,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직장을 말없이 그만둬 집이 발칵 뒤집혔었습니다. 그런 후 전 일단 병원을 다니면서 다시 준비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응급실로 발령받은 후 다시 춤 학원을 다닙니다. 연예인이 힘든 거라는 건 알고, 가수를 하기에는 제 나이가 있지만 이게 제 길 같습니다. 그런데 요새 간호사라는 직업이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며 심지어 병원 안에서 정말 생애 처음으로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이 제게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TV를 보고 있노라면 이렇게 꿈을 포기해야 하나 싶어 우울해집니다. (간호사)
Hey 간호사!
‘아메리칸 아이돌’의 독설가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이 곧잘 가수 지망생들한테 해주는 레퍼토리가 있더라. ‘넌 노래 부르는 기교도 있고 외모도 삼삼하고 다 좋은데 상업적 아티스트(가수)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다시 말해 네가 속한 그 작은 세계에선 최고의 가수이자 사랑받는 스타겠지만, 제대로 된 직업가수, 심지어 TV에 나오는 ‘스타’가 되려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재능과 매력, 플러스 또 다른 ‘그 무언가’도 작용을 해줘야 된다는 것이지. 그래서 연예인 지망생들이 시간을 벌려고 일찍부터 준비하는 거겠지. 자, 당신은 신인 연예인을 하기엔 나이도 있으니 더더욱 시간낭비를 줄여야겠지? 지금부터라도 내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자꾸 나를 시험에 들게 해.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현실과 접점을 찾을지도 결정하고. 이런 생각 하는 것 자체가 패배주의자의 포기를 위한 변명 같다고? 내 꿈을 향해 매진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매진하던 길 속에서 다른 일에 호감을 갖는 것을 자책해야 할 정도로 ‘옳은’ 일은 결코 아니야. 이건 내 길이야,라고 뜨거운 자기 확신보다 이건 내 길이 아니다,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훨씬 더 용기 있는 일이야.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