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인생 역전’의 수단으로 통하는 것이 바로 로또 복권이다. 매주 추첨을 통해 1등 당첨자들에게 대략 20억원 안팎의 당첨금을 안겨 주고 있으니, 말 그대로 인생이 바뀔 법도 하다. 웬만한 아파트와 외제차를 사고도 자주 해외여행이나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액수다. 로또 복권만은 아니다. 스포츠 토토, 팝콘복권, 스피또, 메가잭팟, 럭키넘버스…. 그야말로 ‘인생은 한방’이라고 믿는 사람들마다 가끔씩 행운을 호소하는 의지처다.
복권에 따라 다르지만, 당첨금이 많을수록 당첨 확률은 희박해지기 마련이다. 보통 “멀쩡한 날씨에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것이니 쉽사리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당첨되지 못한다 해도 기대심리로 일주일을 보내는 재미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 예찬론도 없지 않다. 복권이 생활에 활력소를 준다는 뜻일 것이다. 반면 카지노와 경마처럼 어디까지나 사행심을 노린 도박의 일종이라는 부정론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복권시장 규모는 최근 20년간 연평균 7.2%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88년 560억 달러에서 98년에 1270억 달러, 2008년 2270억 달러로 그동안 4배로 커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미국 복권시장이 540억 달러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그 뒤를 쫓고 있다. 한국의 복권시장 규모도 연간 34억 달러(약 4조원)에 이른다. 그만큼 한 끗발에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복권에 당첨되어 오히려 불행해진 경우도 수두룩하다. 2002년 970만 파운드(약 168억원)의 복권에 당첨된 어느 영국 청년은 마약과 도박, 매춘에 돈을 탕진하고 끝내 무일푼 실업수당자로 전락했다. 최근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소개된 내용이다. 또 200만 파운드(약 37억원)의 당첨금을 받은 어느 여성도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다가 최근 누드모델로 새 인생을 찾고 있다는 얘기도 소개됐다. 감당하지 못할 재물이라면 ‘인생 역전’의 지름길이라기보다 불행을 초래하는 ‘판도라의 상자’임을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