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저는 28살이고 두 살 많은 남자친구와 4년간 사귀었습니다. 남자친구는 고향에서 가게를 경영하고 있고 전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장거리 커플이죠. 그런데 얼마 전부터 저희 집에서 결혼하라고 난리입니다. 아버지의 퇴직 전후로 축의금이 2∼3배 차이가 난다면서 말이죠. 남자친구에게 결혼에 대해 물었더니 완벽히 준비가 되려면 5년 정도 걸린대요. 그런데 저는 5년을 기다리기도 힘들고요. 그와 결혼하면 직장을 때려치우거나 주말부부로 생활하는 것도 원치 않고요. 그럼 여기서 관둬야 하나요. 남자친구는 저의 결혼 적령기를 자기 때문에 놓치는 게 아니냐며 너무 슬프지만 헤어지든가 결혼 생각을 좀 멀리 미루자고 합니다. 설마 진짜 사랑한다면 기다려야 하나요?
(모카롤)
Hey 모카롤! 헐, 모두가 이기적이군. 부모님은 딸 결혼으로 본전 회수하려 하고 남자친구는 현재 돈을 쓰고 싶어하지 않고 여자는 결혼으로 일상이 바뀌는 걸 싫어하고. 이 결혼이 이루어지려면 삼자대면해서 조금씩 타협을 해야겠군. 부모님은 축의금을 3배 버는 대신 결혼지원자금의 두 배 이상은 보태야 하고 남자친구는 홀가분한 싱글을 포기해야 하고 당신은 남편 가게에서 알바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문제는 삼자대면 브레인스토밍의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것. 왜냐, 남자가 전혀 적극적이지 않아서이지. 너무 슬퍼도 헤어질 수 있다면 그건 감당 가능한 슬픔인 것이니 결혼이 절실하지 않은 거지. 오래 사귄 커플들의 함정은 여태껏 4년 사귀었으니 앞으로 5년쯤이야 싶지만, 그건 달리 말해 4년 사귀어도 결혼 안 했으면 5년 사귀어도 결혼 안 할 확률이 높을 수 있다는 거야. 진짜 사랑한다면 기다릴 수가 없이, 혹시 이 사람을 내가 놓치게 되는 거 아닐까,라는 위기심이 들고 진짜 사랑한다면 내가 현재 가진 걸 다 버리고서라도 그의 곁에 있고 싶어지지. 모두가 아무것도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다면 지금 이대로 현상 유지해 가면서 자연 소멸의 길을 걷게 돼. 어쩌면 남자가 내심 바라는 것은 그것일지도.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