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는 두말할 것 없이 중국이다. 지난해 말 현재 13억3000만명으로 전 세계 인구(68억 명)의 19.5%를 차지한다. 땅덩어리가 넓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인민공화국을 이끌었던 마오쩌둥의 “인구는 국력”이라는 지침을 충실하게 실행한 결과다.
인민공화국이 출범하던 1949년 무렵만 해도 5억4000만 명에 불과했던 인구가 60년 만에 무려 2.5배로 늘어난 것이다. 지금은 인구증가율을 낮추려고 ‘한 자녀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1950년대에는 인구증가율이 25%를 넘어서기도 했다.
중국 다음으로는 인도가 11억8000만 명으로 2위, 미국이 3억1000만 명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로는 인도네시아·브라질·파키스탄·방글라데시·나이지리아·러시아·일본 등의 순서를 이룬다. 한국은 남아공에 이어 세계 25위다.
그러나 우리보다 인구가 많은 나라 가운데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 등 몇개 나라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올해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다시 달성할 전망이 거의 확실하다는 점에서 인구의 열세를 극복한 경제적 위상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우리나라 인구가 9월 말로 5000만명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주민등록이 말소됐던 사람들이 ‘거주불명 등록자’로 한꺼번에 전환됨에 따른 결과다.
이로써 67년의 3000만 명에서 84년 4000만 명을 넘어선 지 26년 만에 5000만 명이라는 고지에 올라섰다.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인구에 있어 모자란 것이 없게 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랑만 늘어놓기에는 우리의 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꼴찌 수준이다.
인구 3000만 명에서 4000만 명이 되는데 17년이 걸렸으나 다시 1000만 명이 늘어나는 데 26년이 걸렸다는 사실도 그것을 말해준다.
인구증가율은 70년 2.21%에서 2000년에는 0.84%로 줄어들었으며 올해는 훨씬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몇 년 뒤부터는 오히려 인구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행여나 우리 인구가 6000만명으로 올라서는 시점이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