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가을바람이 한겨울 추위보다 사람을 더 오들오들 떨게 하는 법이다.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한 요즘, 미리 겨울상품을 사두려는 이들이 늘었다. 최악의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겨울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제일 잘 팔리는 제품은 환절기부터 유용한 소형 난방용품이다. 아직 본격적인 난방을 하지 않고 있는 사무실이나 공부방에서 쓰려는 이들이 많다. 유지 비용 부담이 큰 가스·석유형보다 전기형 상품을 주로 선호한다.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빨리 월동가전을 내놓은 강변 테크노마트에서도 1인용 온풍기나 전기히터 같은 개인 난방제품이 인기 있다.
환절기에 이용하기 시작하는 전기요나 전기매트 매출도 급증했다. 이마트에서는 1∼14일 판매된 전기요·전기매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37%·67.6% 늘었다. 담요도 57.2%나 더 팔렸다. G마켓에서는 안쪽에 따뜻한 천을 댄 ‘기모 레깅스’가 이달 들어 일주일 평균 5만 개씩 팔리면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또 8∼14일 어린이 내복을 비롯해 성인용 기능성 내복이 지난해보다 최고 50% 더 많이 팔렸다.
예년보다 일찍 겨울 준비를 하는 고객들로 관련 행사도 시작됐다. 이마트는 1인용 난방기구의 인기가 높자 소형 난방용품 종류를 지난겨울보다 30∼40%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20일까지 모든 점포에서 난방가전 행사를 진행해 온수 매트·전기요·가습기 등을 최대 30%까지 싸게 판매한다.
홈쇼핑업계에선 온열매트 인기가 후끈하다. 예년에 비해 디자인에 힘쓴 덕분이다.
GS샵이 이달 초 선보인 ‘일월 황토매트 온사랑’은 방송 8번 만에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보다 20%나 많은 것이다. 단순했던 디자인을 산뜻하게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말한다. 롯데홈쇼핑이 론칭 한 달 만에 3만2000장가량을 판 ‘2010년형 올 시즌 온돌마루’ 또한 실제 마루 같은 디자인을 입혀 청소하기도 편하게 만든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모피 등 방한 패션제품도 인기
모피와 캐시미어 니트, 양털부츠 같은 따뜻한 방한용 패션제품도 벌써부터 찾는 이들이 많다. 모피의 경우 지난해 유행한 재킷 형태보다 긴소매가 달리고 길이도 80∼90㎝ 정도로 길어 실용적인 반코트류가 매장 앞쪽에 진열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선 이달 들어 14일까지 모피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보다 2배를 넘은 106.2%에 달했고, 롯데백화점에서도 같은 기간 모피 매출이 87%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소정섭 모피 바이어는 “20∼30대 젊은 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모피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 의류인 캐시미어 니트, 양털부츠는 물론 장갑, 머플러, 레깅스 등 방한용품 판매도 날개를 달았다. 롯데홈쇼핑에선 10만원대 고급 캐시미어 니트를 판매해 방송 2회 만에 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