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대중가요 가사처럼 내가 나를 분명히 아는 일이 과연 쉬운 일일까?
대학마다 학생상담센터가 있고 동국대학교에는 또래 상담제도, 집단 미술심리치료 등이 있다. 기자는 40분 정도가 소요되는 성격 심리검사인 ‘한국형 에니어그램’을 받기로 했다.
“밥을 왜 먹나요?” 상담이 시작 된지 10여 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갑작스런 질문에 “맛있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다. 상담교사 송말희씨는 “에니어그램에서는 성격을 이루는 힘의 중심을 가슴(감정) 중심, 머리(사고) 중심, 장(본능) 중심으로 나눈다. 민지씨 같이 가슴중심인 사람들은 ‘맛’이 주는 감정에 행복함을 느끼고 가치를 둔다”고 설명했다.
반면 머리 중심인 사람들은 호기심과 불안이 강해 “밥을 먹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으니까”라고, 장 중심의 사람들은 “배고프니까”라고 본능에 근거해 말을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여행을 가더라도 계획을 세우기보다 무작정 떠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오지 탐험을 즐기는 내게 ‘무슨 일을 시작할 때 과거의 좋았던 감정을 떠올리고 그 감정에 따라 행동한다’는 말은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감정 중심 중에서도 남을 위하고 대인관계를 존중하는 유형인 ‘조력가’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 반면 자신감이 넘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지도자’ 유형의 경우 평균 이하의 점수가 나와 이 부분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해줬다.
‘에니어그램’은 각각의 힘의 중심을 또다시 세 부분으로 나누고 이를 9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각 유형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적절하게 형성돼야 한다. 또 성격의 단점을 인정하고 이를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칫 단점이 될 수 있는 산만함을 장점과 개성으로 승화시킨 방송인 노홍철이 생각났다. 내가 단점이라 여긴 것들이 내 인생의 큰 힘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자 늦가을 하늘이 유난히 높고 푸르게 느껴졌다.
/정민지 대학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