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에서 돈을 빌린 가계와 기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각각 이사철과 경기 상승기를 맞아 돈 쓸 곳이 많았을 뿐 아니라 저금리 덕에 자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2조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5월 4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2000억원 늘어 9월(1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고,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9월에는 4000억원 줄었지만 지난달에는 5000억원 늘었다.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과 은행 대출채권의 양도분까지 포함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2조7000억원으로 9월과 비슷했다. 한은은 “은행의 적극적인 영업과 이사철 자금 수요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었다. 추석 때 쓴 카드대금을 갚느라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대출뿐 아니라 기업어음(CP), 회사채, 주식 등 여러 방법으로 자금 조달을 늘렸다.

기업대출은 지난달 5조1000억원 늘어 9월의 2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월별 증가 폭으로는 지난해 1월의 5조8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중소기업이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3조1000억원을 빌려 9월(5000억원)보다 대출을 늘렸고, 대기업은 경기상승으로 운전자금을 확보하려고 2조원을 대출했다.

일반기업 회사채 공모 규모는 2조6000억원 순발행(발행-상환)으로 9월(7000억원)보다 커졌다. 기업 인수합병 추진과 투자기관의 회사채 매입 확대 때문이다. CP는 9월 4000억원 순상환에서 1조2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주식시장 자금조달은 6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