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물가 불안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선택으로 해석된다.
10월 소비자물가는 4.1% 치솟아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치(3.0±1.0%)를 넘는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 역시 5.0% 상승해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도 물가 불안을 부채질 할 잠재적 위협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최근 중국, 호주, 인도, 베트남 등이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줄줄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도 금리 인상 결정의 배경이 됐다.
금리 인상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적지 않다. 특히 부채 상환 능력이 최악 수준까지 떨어져 있는 우리 가계와 기업은 부실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되면서 가계와 기업들의 연간 이자부담은 3조4000억원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예금금리 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선제적으로 예금금리를 인상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만을 근거로 예금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채권금리는 폭락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이미 예고된 금리 인상 인 만큼 시장에 인상분이 이미 반영된데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작게 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추가 금리인상을 내년 1분기에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 주택거래 다시 위축될 듯
금융시장의 반응이 시큰둥함에 따라 관심의 초점은 주택시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에게는 어떤 형태로든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시점에 금리인상이 단행돼 악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택수요자들이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영향을 파악하느라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주택 거래가 다시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금융시장과 주택시장의 방향성은 연말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추가로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시장은 한 차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라면 안전띠를 매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