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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글로벌 경쟁력 ‘빨리 빨리 문화’

[뉴스룸에서]

신묘년(辛卯年)이 열렸다. 12간지 중 토끼는 먹이사슬 최하위의 동물이지만 총명하고 민첩하다. 어찌 보면 한국인의 속성과 흡사하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특징에 대해 언급할 때 단골처럼 등장하는 단어가 “빨리빨리”다. ‘빨리빨리’ 문화는 한국전쟁 이후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속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굳건히 뿌리를 내렸다. 살기 위해 잰걸음으로 움직여야 했고, 위기의 연속에서도 새로운 현실에 재빨리 적응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이 변곡점 역할을 했다. 전 사회에 굳어진 ‘빠른 시간 내에 성과만 거두면 된다’는 조급증, 성과 제일주의의 폐해는 ‘사고 공화국’이란 오명과 더불어 한강의 기적을 이룬 자부심에 상처를 줬다. 이를 계기로 암암리에 우리만의 퍼스널리티를 터부시했던 것은 아닐까.

21세기의 ‘빨리빨리’ 문화는 이제 희화화의 대상이나 고쳐야 할 단점이 아니라,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금세기는 속도가 생명인 디지털, 정보기술(IT) 시대다. ‘패스트 패션’과 같이 속도 경쟁이 낳은 산업화의 결과물이 소비자를 지배하는 시대다.

그간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되는 신기술을 발 빠르게 받아들여 이를 적극적으로 변용해온 한국은 세계 최고의 ‘IT 강국’으로 발돋움해 스마트폰, 태블릿 PC 시장에서 선두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반도체와 LCD 분야를 선점하고 있다.

세계 경제대국으로 군림해온 일본이 지난 20여 년간 장기 경기침체를 겪으면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의사결정이 느린 ‘거북이 스타일’을 고수했던 데 반해 한국 기업은 97년 IMF 외환위기부터 최근의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빠른 의사결정으로 깡충깡충 뛰어나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빨리빨리’의 핵심은 새로운 문화를 스피디하게 수용하는 것이다. 도전 의식, 변화에 대한 열망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근저에 흐르고 있어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었다. 반면 이면에는 충분한 성찰의 부재,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불안 심리나 각박함 등 우려도 존재한다.

‘별주부전’ 속 토끼는 죽을 위기에 빠지자 간을 육지에 빼놓고 왔다는 기지로 목숨을 건진다. 토선생의 지혜로 ‘빨리빨리’ 문화의 한계는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강화할 때다.

/용원중(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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