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많은 직장인들은 약간이나마 목돈을 손에 쥐게 된다. 한 달치 월급이 채 안 되는 경우도 있고, 연봉에 버금가는 이도 있는 등 액수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이렇게 매년 반복해서 목돈을 받지만, 이 돈을 모아서 자산을 만들었다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차라리 지름신의 유혹에 넘어가 사고라도 쳤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상당수는 이 돈을 그냥 은행에 방치해 뒀다가 가랑비에 옷 젖듯 써버린다. 이 경우 몇 달만 지나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도 돈은 어디론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올해는 보너스와 연말정산 등으로 생긴 크고 작은 목돈을 자산에 투자해보자. 재테크에 나서기에는 종잣돈이 턱없이 적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2000만원이 있다면 삼성전자 주식은 20주를 살 수 있고, 연금저축펀드처럼 요즘 잘나가는 펀드에 넣어 둘 수도 있다.
2000만원은커녕 200만원도 없는데 무슨 소리냐고 불평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테크는 모아놓은 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른다.
뉴타운을 추진 중이고, 근처에 곧 전철역이 생기는 수도권 아파트를 1원도 내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어떨까. 거짓말이라고 생각된다면 하루 휴가를 내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고강뉴타운 예정지구로 뛰어가 볼 것을 권한다.
매매가 1억2000만원인 한 아파트는 전세 6000만원, 융자 6000만원을 끼고 매물로 나와 있다. 한 부동산에는 “계약서 쓰고 명의이전만 하시면 됩니다”라고 친절한 설명도 덧붙여 놓았다. 이미 뉴타운에 포함되는 것이 결정된 이 아파트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전철역 신설이 결정돼 있다.
2000만원이 있다면 근처에 집 한 채쯤 더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님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2000만원만 있으면 수도권에서 다주택자되기 참∼ 쉬운 시점이다.
물론 뉴타운이 되고 전철이 생겨도 집값이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잘못하면 대출금에 대한 이자만 꼬박꼬박 무는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게 된다.
하지만 적어도 돈이 없어서 재테크를 못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문제는 이런 기회가 오랫동안 주인을 기다려주는 법이 없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부동산 부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성공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