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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포츠] 스키왕국’오스트리아 위기감 고조 그 이유는?

스키합숙 자율참가 선회, 경제적 부담감 등 이유 스키업계 침체 우려…보조금 정책 등 필사 노력

가파른 경사면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알파인 스키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짜릿한 스리를 느끼게 한다. 알파인 스키는 산세가 험준한 알프스 산악지방을 중심으로 경사면을 활강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1936년 동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겨울스포츠의 역동성을 대변해 왔다.

지형이 비교적 평탄한 북유럽 지역에서 이동 수단으로 발달해 온 노르딕 스키에 비해 알파인 스키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럽 알프스 지방이 고향이다. 알파인 스키는 1920년대 ‘오스트리아 스키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스 슈나이더가 독자적인 스키술을 창안하고 체계화했다.

역대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최다 메달 국가는 오스트리아다. 금메달 31개를 포함 105개의 메달로 2위 스위스(56개), 3위 프랑스(43개)에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처럼 오스트리아는 역사로 보나 기록으로 보나 ‘알파인 스키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근년들어 알파인 스키가 오스트리아 ‘국민스포츠’로서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7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은 오스트리아의 알파인 스키 위기감을 ‘스키 왕국 엄동기(嚴冬期)’라는 제목의 현지발 기사로 전해 눈길을 모았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 종목 사상 최다 메달국이라는 명성에 흠집이 나고 말았다. 여자 종목에서만 4개를 땄을 뿐, 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던 남자 알파인 스키에서는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지난 11월 월드컵 남자 활강에서 발히호퍼가 우승해 그나마 위안이 됐지만 ‘추운 날’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300곳이 넘는 천혜의 스키장을 보유하고 있는 오스트리아는 1950년대 모든 초중고교에 매년 1회, 1주일정도의 스키 합숙을 과외수업으로 의무화했다. 스키를 탈줄 모르는 어린이는 없었다. 스키는 오스트리아인에게 말그대로 ‘국민 스포츠’였다.

하지만 교육방침이 다양화하면서 1990년대 중반에는 부모와 어린이들로부터 불만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많은 학교들은 스키합숙을 자율참가쪽으로 바꿨다. 여기에다 출생률의 저하로 합숙참가 어린이는 크게 감소했다. 1995년 약 25만명이던 것이 이제는 약 13만명으로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오스트리아인들이 스키를 멀리하게 만드는 또다른 이유는 경제적인 부담이다. 신문에 따르면 연료비 급등으로 인해 리프트 요금이 비싸지는등 1주일 합숙비는 최저 400유로에 달한다. 월평균 급료가 약 1880유로로 중부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많지만 경제위기이후 부담은 커졌다. 이민이 증가하면서 저소득층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사고 위험이 높은 겨울합숙 대신에 산에서 하이킹이나 캠프를 즐기는 하계합숙으로 바꾸는 학교도 늘고 있다. 현지 업계관계자는 “지금은 많은 부모들이 어린시절 스키를 타지 않았기 때문에 2세에게도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마치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세대)’이나 다름없다’ 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정부와 스키업계는 이번 시즌부터 어린이들을 스키장으로 부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스키합숙 인솔교사들의 상담을 담당하는 사무소를 설치하는가 하면, 원하는 교사에게는 이틀간 무료로 스키장에 초대해 코스를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스키의 매력과 스키장 매너를 담은 DVD도 학교에 배포하는등 이미지 개선을 꾀하고 있다.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도 나왔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합숙비용을 보조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빈 시내 소재 학교의 경우 최고 180유로까지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와 자치단체, 업계가 발벗고 나서 지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력산업인 스키 관련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 오스트리아 국민 15명 중 1명이 스키 등 겨울스포츠와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 시즌 관련업계 전체의 이익은 약 74억 유로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에서 판매되는 스키판은 2000년 57만쌍에서 2009년에는 35만쌍으로 크게 감소했다. 일부는 스노보드로 유입됐다고 보고 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감소세다. 스키복 등 국내 수요 상황도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현지 스키업계에서는 “이 대로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파인 스키가 과연 오스트리아의 ‘국민 스포츠’로서 인기를 회복하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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