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국제>국제일반

‘태자당’의 허세에 멀어지는 ‘허셰’

한국 젊은이들은 요즘 부모 잘 만나 좋은 자리에 특채되는 자제들을 일컫는 ‘똥 돼지’라는 말만 들어도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고 한다. 공정사회를 부르짖는 나라의 젊은이들이 겪는 이런 고통에 잘나지 못한 기성세대 부모들은 가슴을 친다. 하지만 더한 나라들도 없지 않다. 요즘 정말 잘나가는 중국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중국에서는 똥 돼지를 ‘태자당(太子黨)’ 또는 ‘훙색(紅色) 귀족’이라고 부른다. 고위층 자제들을 일컫는 말이다. 정말 그런지는 현 지도부 자제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후진타오 국가 주석 겸 총서기의 아들 후하이펑(胡海峰))이 대표적이다. 40세에도 불구, 국영 IT기업인 칭화퉁팡(淸華同方)의 회장을 거친 다음 지금은 저장칭화창싼자오(浙江淸華長三角)연구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은 비슷한 나이임에도 오래전부터 유망 IT기업인 유니 허브의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중국의 패리스 힐튼’으로 불리는 30대 초반의 예밍쯔(葉明子)) 역시 집안이 빵빵하다.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지낸 예젠잉(葉劍英), 광둥(廣東)성 성장을 역임한 예쉬안핑(葉選平)을 각각 할아버지와 큰아버지로 두고 있다. 이미 차기 최고 지도부로 부상한 인물들 중에서도 고속 출세를 의미하는 헬리콥터인 소위 ‘즈성지(直昇機)’를 탄 사람은 많다. 후진타오의 후계자가 될 것이 확실한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의 경우 아버지가 부총리를 지낸 시중쉰(習仲勳)이다.

또 한국에도 인맥이 많은 충칭(重慶)시 당 서기 보시라이(薄熙來)는 혁명 원로 보이보(薄一波)의 아들로 유명하다. 35세에 사상 최연소 베이징시 부시장을 지낸 다음 차기 대권으로 가는 정거장인 공산주의청년단의 제1 서기를 맡고 있는 43세의 루하오(陸昊) 역시 집안이라면 꿀릴 게 없다. 혁명 원로이자 당 선전부장을 지낸 루딩이(陸定一)를 할아버지로 두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마오쩌둥의 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가 40세에 최연소 장군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또 올해 들어서는 마오의 라이벌 류사오치(劉少奇)의 아들인 류위안(劉源)이 대장 보직에 임명됐다고 한다. 나름 열심히 노력은 했겠으나 집안 배경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하기 어렵다.

지금 중국 전역에는 이런 홍색귀족이 수만여 명에 이른다. 당연히 음양으로 당정(黨政)의 지원을 받아 승승장구를 거듭한다. 잘나가는 경제에도 대학 졸업자들이 월급이 없는 이른바 ‘링궁쯔(零工資)’ 취직도 감수하는 상황과 대비할 경우 너무나 극단적이지 않나 싶다. 오죽했으면 중국 젊은이들이 요즘 백과 낙하산이라는 의미의 ‘허우타이(侯臺)’라든가 ‘쿵장(空降)’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겠는가.

지금 중국 사회의 키워드는 ‘허셰(和諧)’이다.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자는 구호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쿵장 등의 유행어가 사라지지 않는 한 허셰 사회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 중국 역시 똥 돼지가 판을 치는 사회로 가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눈부신 중국의 경제발전과 G2라는 용어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