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내가 집중한 건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공개하고, 공유하게 하는 거였다. 이게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트위터가 하는 일이기도 하다.”
전 세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명사인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에반 윌리엄스(39)가 14일 한국을 찾았다.
세계 최고의 블로그 플랫폼인 블로거닷컴에 이어 트위터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린 이 ‘웹 기반 개인 미디어’의 귀재는 성공비결로는 ‘오픈과 공유’를 꼽으며 “트위터는 단순한 SNS가 아니라 ‘실시간 글로벌 정보네트워크”라고 규정했다. “전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다. “5년 전 창업을 했을 땐 사교적인 측면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정치적 격변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며 이용자들은 예상치 못하는 방식으로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트위터가 정보 사용 속성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평가했다.
트위터에는 하루 1억1000만 개, 1초에 1100개의 글이 생성되고 있다. 지난해엔 특히 한국에서의 성장세가 눈부셨다. 1월 1일 대비 12월 31일의 한국인 작성 트윗 수는 34배나 늘었다. 이날 처음 한국을 찾은 윌리엄스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인이 트위터를 사랑해 준데 대한 보답 차원으로 왔다”며 선물 보다리를 풀었다.
트위터는 이날 공식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 환경(UI)을 한국어로 변경했고, LG 유플러스를 통해 문자메시지(SMS) 트위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 한국 법인 설립 계획은 없지만 그는“한국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하겠다. 이제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뭐라 해도 만들라”
블로거닷컴과 트위터까지 도전적인 벤처 메이커로 추앙받지만 그의 성공이 애초 의도된 바가 아니었다는 건 아이러니다. 기업용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다 1999년 블로거닷컴이 탄생했고, 팟캐시팅 관련 플랫폼을 만들던 차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트위터가 대성공을 거뒀다. 본 사업이 아닌 부가서비스에서 실마리를 찾았지만 기회가 오면 거침없이 사업방향을 틀어 결국 성공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젊은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시장이 뭐라 하건 상관없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만들라는 거다. 이게 내가 해왔고, 트위터가 해왔던 것이다.”
서비스 초기에 “트위터가 재미있기는 한데 전혀 유용하지 않고 쓸데가 없기 때문에 성공하기는 힘들겠다”는 세간의 평가에 윌리엄스는 “아이스크림도 별로 유용하지는 않다”고 답한 걸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