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일본이슈] 이나모리의 ‘아메바 경영’은 하늘에서도 비상할까?

법정관리 JAL의 ‘특급소방수’로 나선지 1년 노선별 수지파악과 대안수립 등 의식개혁 추진 피말리는 ‘허리띠 조르기’에 실적 개선 효과 추가증자 난항·경쟁 악화 등으로 우려 목소리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은 하늘에서도 성공적인 분열을 마칠 수 있을까?'

일본의 간판 항공사인 일본항공(JAL)이 경영악화로 법정관리를 신청한지 지난 19일로 만 1년째를 맞았다.

‘부채총액 2조3221억엔, 전후 일본 최대의 경영파탄’, 추락한 JAL의 재건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은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세라 회장(79)이다.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이나모리호는 수익성없는 노선의 폐지, 정리해고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일부 실적 개선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저가항공사의 대두에 따른 국제선의 환경 악화, 신규 노선을 개통한 신칸센과의 경쟁 격화 등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여전히 험난한 갱생의 길을 걷고 있다.

여기에다 500억엔의 추가 증자와 관련해 은행권이 난색을 표명하는등 악재가 겹치면서 2012년 재상장 일정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나모리 회장의 ‘아메바 경영’이 JAL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 ‘채산 의식’ 전면…노선조정·구조조정으로 실적 개선

JAL은 파산 후 국내외 노선과 인원을 대폭 줄이는 비용 절감에 착수했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며 ‘몸집 키우기’에 집착한 끝에 회사를 망쳤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JAL은 지난해 1월까지 수익이 나지 않는 15개 국제 노선에서 철수했다. 항공기의 소형화를 추진하고 좌석수도 줄였다. 국내선도 이미 30여개 노선을 감축했다. 인원도 200명의 정리해고를 포함해 1500여명이나 줄였다.

이같은 구조조정 결과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연결영업이익은 1460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갱생 절차상 장부상 요인도 영향을 미쳤지만 피말리는 비용절감 노력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JAL은 최근 규모 축소를 보완하기 위해 아메리카 항공, 캐세이퍼시픽항공 등과 공동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메라키 항공은 미·일노선에서, 캐세이퍼시픽항공은 아시아노선에서 승객들의 환승을 용이하게 해 노선축소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아메바 경영’의 침투 여부가 갱생의 열쇠

‘아메바 경영’은 이나모리 회장이 교세라를 창업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면서 유명해진 경영이론이다. 회사를 부문별로 쪼개어 각 부문을 독립채산체로 운영하는 것이다. 흑자 부문이 적자 부문의 부실을 가려주는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부문별 실적이 쉽게 드러나므로 경영상태를 바로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최근 아사히신문은 이나모리 회장이 JAL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메바 경영’의 단면을 소개했다.

‘채산성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할 건가?’ ‘이 숫자의 어디에 당신의 의지가 담겨 있나?’

이달 초순 열린 JAL 경영회의. 이나모리 회장은 국제선담당 임원에게 질문세례를 퍼부었다.

이 임원이 준비한 A3용지에는 노선별로 수익이 목표를 웃돌 수 있을지 구분하고 있었지만, 이나모리 회장은 수익이 목표를 밑돌지도 모를 노선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JAL의 갱생을 책임지는 ‘특급 소방수’로 나선 뒤 전 직원에게 ‘채산 의식(採算 意識)’을 철저하게 심고 있다.

영업의 좌석관리부문과 기획의 노선계획부문 등을 재편해 국제노선사업본부를 신설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항공편별로 수익과 지출을 신속하게 산출해 비용 삭감과 서비스 개선으로 발전시켜 국제선을 회생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지난해 2월 회장에 취임할 당시, JAL의 부문별과 노선별 수지가 ‘주먹구구식’이고 간부들의 ‘채산 의식’도 무뎌져 있다는 점을 간파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단순히 규모 축소를 통한 경영 재건이 아니라, ‘돈 버는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교세라로부터 심복 3명을 임원으로 데려왔다. ‘아메바 경영’의 전도사인 셈이다. 올해 4월부터는 노선별로 수지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JAL의 국제선 담당 임원은 “수지를 신속하게 파악해 다음 대책을 강구할 수 있게 한다. 국제노선본부는 ‘국제선 아메바’다”라고 말한다.

◇ 이나모리 회장, “질 높이는 것이 사는 길”

아사히신문은 이나모리 회장과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와 관련, “지난 1년간 각 부문 책임자가 경비삭감을 철저히 했다. 강한 의지가 간부사이에 넘치지 않으면 재건은 성공할 수 없다. 기업갱생지원기구는 2013년 1월까지 지원을 끝내고, 나도 2010년 2월 취임부터 2~3년에 그만둘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훌륭한 경영자의 육성이다”고 말했다.

‘아메바 경영’이 뿌리박을 수 있을지 묻자, “노선별 수지를 보고 수익이 나오는지 면밀히 분석해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 JAL만의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또 수익 증대책과 관련해서는 “국제·국내선 모두 경쟁이 치열하지만, 과거 규모 확대가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단순한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사는 길이다”이라고 강조했다.

◇ 체질 개선 미흡 등 불안 요소 여전

이나모리의 ‘아메바 경영’이 시동을 걸었지만 방만한 운영에 길든 회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데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원 삭감에 대한 사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말 정리해고된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 등 146명은 19일 해고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을 도쿄 지방재판소에 냈다. 이들은 “대량 해고로 안전운항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제1의 항공사 자리를 놓고 전일본공수(ANA)와의 경쟁은 날로 격렬해지고 있다. 최근 아시아에서 저가항공사 설립이 활발해지는 등 대내외적인 가격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JR히가시닛폰(東日本)은 하치노혜-신아오모리 구간의 신칸센 공사를 종료, 도쿄에서 아오모리까지 가는 도호쿠(東北) 신칸센의 전 노선을 개통했다.

JAL은 오는 3월 주력은행에서 약 2800억엔의 추가 융자를 받아 회사 갱생절차를 종료한 뒤, 내년말에는 주식을 재상장하고, 2013년 1월에는 지원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청사진의 실현 가능성을 아직은 반반 정도로 보고 있다. 이나모리 회장도 “아직 4부, 5부 능선을 오르고 있을 뿐”이라고 말할 정도다.

‘항공업계 경험 전무, 79세 고령’의 이나모리 회장이 노화없이 분열하는 ‘아메바’처럼 2년내에 또한번 경영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