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본사 기준으로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스마트폰 시장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한 후유증이 컸다. 하지만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을 전망했다.
26일 발표된 LG전자 실적에 따르면 영업적자가 지난해 3분기 1852억원에서 4분기에는 2457억원으로 32.6%나 커졌다. 매출이 9% 증가한 14조6977억원에 이르는데도 수익성은 더 악화한 셈이다. 원인은 휴대전화 사업 때문이다. 휴대전화 사업이 포함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적자폭이 2747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 중 95.4%를 차지하는 2622억원이 휴대전화 사업에서 나온 적자액이다.
LG전자는 4분기 ‘옵티머스 원’ 등 스마트폰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휴대전화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8% 증가한 360만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3분기(-3038억원)보다 수익성이 다소 개선됐지만 애초에 스마트폰 시장 대응이 늦었던 점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가전시장 성수기인 연말에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간 것도 원인이 됐다.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에서 3분기 대비 16% 신장한 6조205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수지에서 121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판매는 늘었는데도 이익을 내지 못한 것이다. 반면 나머지 에어컨 등 3개 사업본부는 흑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매출 55조7538억원을 달성하고도 영업이익이 1764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구본준호’로 재편된 LG전자가 얼마나 빨리 흑자 전환에 성공하느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도현 부사장은 기업설명회에서 “스마트폰과 LCD TV 신제품 등을 출시함에 따라 수익성이 상당폭 개선돼 1분기에 큰 숫자는 아니지만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올해 매출 59조원을 달성하고 사상 최대 규모인 4조8000억원을 스마트폰과 수처리 및 헬스케어 사업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