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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일본화제] 日서 유기견 안락사 실상 전하는 서적 화제

에히메현동물보호센터 일상 담은‘개들를 버리는 날’ 개와 고양이 안락사 공개…생명의 소중함 일깨워 ‘훈련법 전수’…생명 구하기 위해 직원들 고군분투

'개들을 보내는 날' /아마존 캡처



‘한 해 버려지는 반려동물은 8만마리가 넘는다.’

지난해 버려지는 반려동물의 처참한 현실이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방송은 한때 주인의 사랑을 받았지만 ‘이제는 싫증이 나서’ ‘병에 걸려서’ ‘털이 많이 빠져서’ 등 갖가지 이유로 버림받는 비정한 현실은 물론, 안락사조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불결한 현실이 보는이의 가슴을 울렸다.

최근 일본에서 유기견과 길고양이의 안락사 이야기를 담은 책 ‘개들을 보내는 날’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이 책은 아동서적으로 출판됐지만 남녀노소할 것없이 폭넓은 층으로부터 애틋한 감동을 일으키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 책은 일본 마쓰야마시에 위치한 에히메현동물보호센터 직원들의 활동모습과 안락사에 대한 애상을 담았다.

에히메현동물보호센터는 2002년 12월 문을 열었다. 그동안 현내에 버려진 개 2000여 마리, 고양이 3500여 마리가 이곳에서 안락사 처분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연간 30여만 마리의 애완견과 고양이가 주인에게 버림받고 있다.

이 보호센터에서는 2006년 4월부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희망자에 한해 면담을 거쳐 안락사 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과정을 공개하는 곳은 일본내에서도 유일하다.

동물애호 논픽션작가 이마니시 노리코씨가 집필한 ‘개들을 보내는 날’에는 보호센터 직원들이 사진과 함께 실명으로 등장한다.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안락사 장치에 보낼 수밖에 없는 번민의 하루하루, 인간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 한 마리라도 목숨을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보호센터에서는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5~7일 후 안락사를 행한다. 폭 1.35m, 깊이 1.4m, 높이 1.2m의 금속제 상자 안에 이산화탄소를 채워 안락사시킨다. 이산화탄소 주입 버튼을 누르면 개와 고양이들은 10~15초에 쓰러진다.

이 책에는 몰지각한 유기견 주인들의 일화도 담겨 있다고 한다. ‘멍텅구리’라며 사육하던 개를 안락사시켜 달라고 데려왔으면서도 돌아가는 길에 ‘강아지를 입양하겠다’고 떼를 쓴 남성이 있었는가 하면, 안락사 장치가 있는 건물에서 버렸던 개와 기념사진을 찍은 뒤 그대로 거버린 몰염치한 인간도 있었다.

보호센터에서 안락사를 담당하는 다키모토 노부오씨는 “보호센터의 개와 고양이는 몰지각한 인간들로 인해 죽어간다. 안락사 숫자가 ‘제로’가 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목숨, 재가 되기 위해 태어난 건 아니다’라는 책의 부제는 다키모토씨의 말이라고 한다.

보호센터에서는 말을 듣지 않아 주인과의 관계가 악화돼 버려지는 개와 고양이가 많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건강하고 붙임성있는 강아지나 새끼고양이를 입양하는 사람에게 ‘훈련법 교실’을 열고 있다. 한 생명이라도 구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의 일환이다.

보호센터의 이와사키 야스시 업무과장은 “책임감을 갖고 생명을 맡는다는 점에 이해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 개와 고양이를 죽이는 사회를 만드는 건 우리 자신이다. 한사람 한사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아사히신문에 소망을 밝혔다.

‘개들을 보내는 날’은 지난 2009년 7월 초판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 12판을 인쇄했다. 보호센터에는 ‘버려지는 생명을 줄이는 사회로’ ‘지인에게 이 책을 소개했다’는 등의 감상후기가 쇄도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이 넘어가고, 관련 시장규모도 1조원 대로 성장했다. 그만큼 버려지는 개와 고양이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당하는 동물은 연간 2만여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이 생명 한 마리라도 더 구하고 싶다’는 에히메현 동물보호센터 직원의 간절한 소원이 가슴에 와닿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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