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셋값 상승률이 1월 상승폭 기준으로 2002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6일 KB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지난달 전셋값은 전국 평균 0.9% 상승했다. 매년 1월 전셋값 변동률은 2002년 2.1% 오르면서 매매가격 폭등으로 이어진 뒤 2003년 -0.1%, 2004년 -0.5%, 2005년 -0.5% 등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집값이 뛰기 시작한 2006년 0.4%, 2007년 0.4%, 2008년 0.2% 상승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0.9%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0.3%로 약간 회복되는 형국이었다.
지난달 전국 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2002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주택 가격 조사가 시작된 1986년부터 올해까지 26년간의 같은 달 장기평균 증감률(0.4%)과 비교해서도 0.5%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 전셋값도 지난달 1%(강남 1.1%, 강북 0.9%) 뛰면서 역시 2002년(2.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평균 변동률(0.6%)보다 0.4%포인트 높았다. 성동·광진·서초(각 1.8%), 강남(1.6%)이 많이 올랐다.
집값 하락에 따라 집 사는 것을 보류하고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수요와 방학 이사 수요, 예비 신혼부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전세난 때문에 기존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선호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는 게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국토해양부도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는 불안 심리 때문에 예비 수요자들이 미리 전세를 보러 다니는 가수요와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조금 오를 것이 더 오르는’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 조사 대상 144개 시·군·구 가운데 무려 134곳이 올랐고 7곳은 보합세를 보였다. 내린 곳은 김포(-0.3%), 광명(-0.1%), 인천 남구(-0.1%) 3곳에 불과했다.
◆매매가도 5개월째 상승
한편 전세 수요가 일부 매매로 갈아타면서 지난달 매매가격도 전국 평균 0.5% 올라 지난달 8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1월 상승폭으로는 2007년(0.9%)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서울도 8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 연속 0.1%씩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