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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무명 시나리오 작가의 비극

한 무명의 여성 시나리오 작가 겸 단편영화 감독이 지난달 말 자취방에서 외롭게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생전에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췌장염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고인은 자신의 시체를 발견한 같은 집 세입자의 방문에 “며칠째 아무 것도 못 먹어 그렇다. 남는 밥과 김치가 있으면 알려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붙여놓았다고 한다. 지병도 있었지만 결국은 끼니를 때우지 못해 사망에 이른,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비극적인 죽음인 듯싶어 가슴 한구석이 먹먹하다.

2009년에는 20대 중반의 남성 조감독이 경제적 어려움 등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서울 영등포의 숙박업소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해에는 ‘겨울나그네’로 잘 알려진 곽지균 감독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안겨줬는데, 이상 연출 활동을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척박해진 영화계 환경이 죽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영화계 지인들의 얘기였다.

2006년 영화인노조가 출범하고 표준계약서가 등장하면서 인건비 문제는 많이 개선됐다고들 하지만, 가까이에서 지켜본 속사정은 ‘글쎄요’다. 3∼4년전부터 제작 편수가 감소되다 보니 몇몇 제작자들은 배짱을 튕기며 비노조원 스태프를 고용하고, 배고픈 스태프는 ‘울며 겨자먹기’로 열악한 수준의 인건비를 받아들이고 있는 형편이다. 설상가상으로 스태프의 경제적 희생만을 요구하는 제작비 10억원대 미만의 저예산 영화까지 늘어나면서 벌어들이는 돈은 오히려 예전보다 줄어든 실정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영화계와 관계 당국이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고 영화인들의 기본적인 처우 개선에 힘써주길 바란다. 미래의 한국영화를 짊어지고 갈 이들이 음식을 먹지 못해 숨지는 사건이 또 일어나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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