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전세대란이 대학가와 인터넷 세상에 신조어를 유행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대학가 하숙비도 들썩이는 가운데 동국대, 숙명여대 등 서울지역 일부 대학가에서는 올해 들어 ‘일시불 하숙비’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실정입니다.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일시불제’란 하숙집 주인들이 제때 학생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와 현금 융통성 등을 들어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치 하숙비를 현금으로 미리 받는 것을 말합니다. 보증금 부담이 없고 초반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하숙의 장점마저 사라지는 셈입니다. 주거비용이 크게 올라 새 학기를 앞두고 집을 구하려는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 집은커녕 전셋집조차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서민들에겐 씁쓸한 이야기 하나가 며칠째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직장, 대학에 이어 이번엔 사는 동네까지 서열을 매겨 놓은 ‘2011 수도권 계급표’가 그것입니다. 이 표는 지역의 땅값 순서대로 거주자의 신분 계급을 매겨 ‘황족’ ‘왕족’ ‘귀족’ ‘호족’ ‘중인’ ‘평민’ ‘노비’ 등 7개 계급으로 나눠놓고 있는데, 1평(3.3㎡)당 3000만원 이상으로 땅값이 가장 비싼 서울 강남구는 ‘황족’으로 분류됐습니다. 이어 2200만원 이상인 경기 과천시와 송파·서초·용산구는 ‘왕족’, 1700만원 이상인 강동·양천·광진·성남시 분당구는 ‘중앙귀족’, 1500만∼1700만원인 중구·마포·영등포·성동·종로·동작구 등은 ‘지방호족’, 1200만∼1400만원이 강서·관악·동대문·성남 수정구·성북 등은 ‘중인’, 1100∼1200만원인 노원·구로·은평·강북·중랑·고양 일산동구는 ‘평민’으로 분류됐습니다. 신라시대에 신분에 따라 성골, 진골, 육두품 했듯이 이건 말하자면 ‘현대판 계급표’인 셈입니다. 표에 따르면, 강남은 황족 내지 왕족이며 강북은 중인과 평민이 대부분입니다. 전국에서 ‘특별시’라는 서울도 다리 하나를 두고 이런 정도인데, 지방의 소도시나 오지는 말해서 무엇 하겠습니까? 표에서 1400만원과 1500만원 사이에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을 표시해 둔 점이나 그 밖의 시·군·구를 ‘가축’으로 분류한 것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사는 곳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세태를 보니 씁쓸하다”는 한 네티즌의 말이 귓전을 떠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