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했다. 한 시간여에 걸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담은 핵심 메시지는 미국의 미래였는데 그는 미국이 미래에도 승리하는 국가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크게 세 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중 첫 번째가 혁신적인 과학기술 연구개발, 두 번째가 양질의 교육, 마지막 조건이 고속철도 등 거대 인프라의 확충이었다. 과학기술의 혁신을 역설하면서 오바마는 ‘스푸트니크 모먼트(Sputnik Moment)’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현재 미국의 상황을 과거 소련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던 순간의 충격에 비교했다. 연설 중 명시적으로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냉전시대에 미국의 라이벌이 소련이었다면 현재 미국이 견제해야 할 나라는 중국임을 강하게 암시했다. 중국이 세계에서 제일 큰 민간 태양광 연구단지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긴장감이 배어 나왔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 시대에 필요한 신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이 다시 한 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토록 할 것임을 천명했다. 과거 미국이 아폴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면서 달에 암스트롱을 착륙시키고 결국 미·소 간의 우주개발 경쟁에서 승리했던 것처럼 말이다. 물론 신아폴로 프로젝트가 우주개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바마가 미국의 미래를 위해 집중 육성해야 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바로 에너지 분야다. 2015년까지 100만 대의 전기 자동차가 미국의 도로 위를 달릴 수 있게 하고 2035년까지 미국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80%를 클린 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지구적으로는 환경을 보호하고 국가적으로는 수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단언하는 오바마의 모습이 향후 에너지 분야에서 국가 간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질지 시사하고 있었다.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스쿨 공공정책과정 http;//blog.naver.com/rijiang